2026년 09월 18일 (금)

“내 평생 사랑” 60번 버스와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는 35세女… 이게 무슨 일?

보고타 여성, 결혼 증서, 문신까지…“노선 폐지되지 않게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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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보고타의 35세 간호사가 빨간 버스 60번 노선과 상징적 결혼식을 올리고, 노선 유지를 위한 활동에 나섰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 SNS

콜롬비아 보고타의 35세 간호사가 빨간 버스 60번 노선과 상징적 결혼식을 올리고, 노선 유지를 위한 활동에 나섰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나리뇨주 파스토 출신의 간호사 겸 가수 옐리네 리즈베트 파티뇨는 이 버스를 “내 평생의 사랑”이라고 부른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그가 사랑하는 대상은 트랜스밀레니오(TransMilenio)의 60번 노선을 달리는 모든 굴절버스와 전광판에 뜨는 ‘60’이라는 숫자다. 그는 10세 때 고향과 파스토를 오가던 버스를 좋아해 편지를 쓰고 울기도 했다. 15세였던 2006년에는 TV에서 60번 노선을 본 뒤 상상 속에서 결혼식을 떠올렸고, 2022년 보고타를 처음 찾았을 때 이 노선을 직접 보러 갔다.

파티뇨는 2023년 보고타로 이주한 뒤 A60, F60 노선과 관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A와 F는 운행 방향을 가리키지만, 그에게 중요한 것은 숫자 60이다. 그는 버스가 특정 노선을 운행할 때 고유한 정체성을 갖는다고 느낀다고 했다.

이후 흰 드레스와 케이크, 진주 반지를 준비해 비공개 결혼 의식을 치렀고, 상징적 결합을 인증하는 문서도 만들었다. 몸통에는 ‘F60 Portal Américas’ 문구와 버스 앞부분을 담은 문신도 새겼다. Portal Américas는 보고타의 '아메리카스 터미널'을 가리킨다.

그는 버스 곁에 있기 위해 야간 청소 일을 하며 차량을 세차한다. 차고지에서 버스 문을 껴안기도 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F60의 문이 파손됐을 때는 “여자친구로서 해야 할 일”이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2025년 10월에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첫 결혼기념일을 기념했다.

파티뇨가 결혼 사실을 공개한 이유는 60번 노선이 지하철 도입으로 2년 안에 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버스 관련 노래와 캠페인, 무료 행사를 통해 노선을 많은 사람이 좋아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기계에 강한 애착이나 사랑을 느끼는 기계성애와 사물성애는 드물고 사람들로부터 조롱받기도 한다. 그는 남성과 교제한 적도 있고 훗날 가족을 꾸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며, “어느 곳으로 가든 60번을 달고 운행하는 버스가 남아 있으면 된다”고 호소했다.

기계와 사물에 애착과 성적 흥분을 느끼는 현상…정신질환일까

기계성애(mechanophilia)는 자동차, 버스, 항공기 같은 기계나 탈것에서 성적 흥분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사물성애(objectophilia·objectum sexuality)는 특정 무생물에 정서적, 낭만적, 성적 끌림을 느끼는 더 넓은 표현이다.

사물성애에는 성적 접촉이나 성적 흥분이 반드시 포함되지 않는다. 위 여성의 상연처럼 버스 노선에 사랑과 애착을 느낀다는 사실만으로 기계성애나 정신질환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미국정신의학회 DSM-5-TR이나 세계보건기구(WHO) ICD-11에 등록된 독립된 질환명은 아니다. DSM-5-TR에 따르면 무생물에 대한 반복적이고 강한 성적 흥분을 느낀다면 ‘물품음란장애(fetishistic disorder)’로 볼 수 있다 ICD-11도 과거 ‘페티시즘’ 단독 코드를 없애고, 대상에 대한 성적 충동이 뚜렷한 고통이나 일상 기능 저하를 낳을 때만 성도착장애 범주에서 평가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중요한 기준은 관심의 대상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한 고통과 기능 저하다. 물품음란장애는 통상 6개월 이상 반복되는 강한 성적 환상, 충동, 행동이 있고, 본인이 임상적으로 뚜렷한 괴로움을 느끼거나 직장, 사회생활, 대인관계가 무너질 때 진단을 검토한다.

사회의 비난이나 낙인 때문에 괴로운 것만으로는 진단 기준이 되지 않으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공공장소에서 위험한 행동을 하는 일도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2019년 《사이언티픽 리포트(Sciㅜentific Reports)》에 실린 연구에서 온라인에서 모집한 사물성애자 34명과 대조군 88명을 비교해 자폐 스펙트럼 특성과 공감각 비율이 사물성애 집단에서 높았다는 보고가 있다.

불안, 우울, 고립감이 커지거나, 충동을 조절하지 못해 일상생활이 흔들릴 때는 도움이 필요하다. 물건 훼손, 위험한 장소 출입, 공공장소에서의 성적 행동, 자신이나 타인의 안전을 해칠 수 있는 행동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나 성의학 전문가와 상담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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