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2일 (토)

“우리 집 앞에도 있는데…” ’이곳’ 근처 살면 파킨슨병 위험 높아진다?

드라이클리닝에 사용하는 화학물질, 신경계 독성 유발 가능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최근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탁소에서 150m 이내에 사는 주민들의 파킨슨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킨슨병 발병 위험과 관련된 새로운 요소가 밝혀졌다. 세탁소에서 사용하는 드라이클리닝 화학물질이 근방 주민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줄어들거나 파괴되는 신경 퇴행성 뇌 질환이다. 주로 60대 이후 노년층에게 발생하며, 몸이 떨리거나 행동이 느려지고 근육이 굳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농약·살충제·중금속 등 유해 물질에 노출되는 것이 파킨슨병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배로신경학연구소는 화학물질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들의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분석했다.

세탁소 근처 주민, 파킨슨병 위험 높아진다?

연구팀은 미국의 고령자 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해 67세 이상 인구 약 1900만 명의 거주지와 파킨슨병 발병 여부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세탁소에서 약 150m 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6.5km 이상 떨어진 사람들에 비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약 1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증상을 동반하는 파킨슨병과의 연관성은 더 강하게 나타났다.

보행 장애가 뒤따르는 유형의 발병 위험은 23%, 치매 동반 유형은 24.5%, 자세 불안정으로 낙상 위험이 높은 유형은 19%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 보면 여성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만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됐고, 남성은 6.5~8km까지 거리가 떨어져도 약한 연관성이 유지됐다.

드라이클리닝에 사용되는 ‘이 물질’, 인체에 상당히 위험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가 세탁소의 ‘드라이클리닝’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드라이클리닝은 화학물질로 옷의 기름때와 오염을 지우는 세탁 방법이다. 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물에 닿으면 줄어들거나 모양이 망가지기 쉬운 재질의 의류 세탁에 주로 사용한다.

문제는 드라이클리닝에 ‘트리클로로에틸렌(TCE)’과 ‘퍼클로로에틸렌(PCE)’ 등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화학물질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두 물질을 각각 1급, 2A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으며, 기존 연구에서 두 물질이 파킨슨병 발병을 높인다는 가능성이 증명된 적도 있다.

트리클로로에틸렌은 신경계 독성이 강해 어지러움과 두통을 일으킬 수 있으며, 오랜 기간 과다하게 노출되면 간암이나 신장암 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퍼클로로에틸렌 역시 직접적으로 흡입하면 중추신경계 기능을 떨어뜨리고 간과 신장을 손상시킬 위험이 크다.

연구팀은 세탁소에서 드라이클리닝을 위해 오랜 기간 사용해 온 두 종류의 물질이 지하수나 토양 등에 남아 있다가 증기 형태로 주변 건물 안까지 스며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래된 건물이나, 환기가 어려운 지하 공간에서는 노출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봤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개인이 얼마나 많은 화학물질에 노출되었는지를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니다. 단순히 세탁소와의 거리만을 기준으로 연관성을 분석했으며, 트리클로로에틸렌이나 퍼클로로에틸렌 노출 여부는 연구팀의 추정이다.

연구를 진행한 브래드 라세트 수석 부사장은 “인과관계를 확정할 순 없지만, 개인의 주거 환경이 파킨슨병 발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npj 파킨슨병(npj Parkinson’s Disease)》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