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4일 (금)

유부초밥 먹다 ‘틀니’ 삼킨 70대男...열흘간 불안에 떤 결과는?

금속 걸쇠 완전 제거하고 수지로 만든 틀니, 플렉서블 틀니…CT 검사에 안 나타나 애먹어/부분틀니, 모양 불규칙하고 끝 날카로워...위장 천공 및 출혈 위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유부초밥을 맛있게 먹던 76세 일본 남성이 부분틀니를 삼켜 한참 동안 불안에 떤 사례가 보고됐다. 부분틀니는 모양이 불규칙하고 끝이 날카로워 장을 통과하다가 장벽을 긁거나 찌를 위험이 매우 높다. 통증이 없더라도 위나 장에 걸려 있다가 뒤늦게 천공이나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삼킴 사고가 일어나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부초밥을 맛있게 먹던 76세 일본 남성이 아찔한 사고를 당했다. 식사 도중 ‘부분 틀니’가 목구멍으로 넘어가 버렸다. 당장 숨이 막히거나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당분간 지켜보기로 했다.

열흘이 지나도 윗배의 묵직한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틀니가 몸속에 남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던 이 환자는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일본 가와사키 아사오 종합병원, 도쿄 노다 치과 클리닉 공동 연구팀에 의하면 이 70대 중반의 환자는 조영제를 쓰지 않는 흉부 및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았다. 방사선과 전문의는 단면, 정면, 측면 등 다각도로 재구성된 CT 영상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위장관 안에서 틀니 형태의 이물질을 발견하지 못했다. 장에 구멍이 뚫리거나 막혀 있는 위험 징후(천공 및 폐색)도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CT 상으로는 위장 안이 깨끗해 보였다.

연구팀은 그러나 “틀니를 삼킨 것이 확실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환자의 말과 10일간 계속된 윗배 통증에 주목했다. CT 결과가 음성이었지만 서둘러 위내시경 검사를 했다.

내시경 카메라가 위장 안으로 들어서자, 위장 중간의 볼록하게 휜 부위(대만곡)에서 위산과 음식물의 영향으로 검게 변한 틀니가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길이 3cm, 폭 1cm 크기의 수지(레진)로 만든 부분틀니였다.

연구팀은 이물질을 회수하는 망으로 틀니를 잡아 올렸다. 하지만 틀니가 식도를 지나 목구멍 입구(후두부)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잘 빠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내시경용 집게로 틀니의 방향을 잘 잡으면서 입 밖으로 틀니를 무사히 빼냈다. 식도나 인두 점막에 상처를 입히지 않고 틀니를 안전하게 제거한 뒤, 환자는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 사례 연구 결과(Missing Denture: CT-Negative Radiolucent Non‑clasp Resin Partial Denture Retained in the Stomach for 10 Days)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이 환자가 무심코 삼킨 틀니는 미관상 보기 좋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플렉서블 틀니’였다. 이는 금속 걸쇠를 완전히 제거하고, 수지로 만든 틀니다. 틀니를 삼켰는데도 정밀 CT 검사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은 이 틀니의 재질과 구조 때문이다.

과거에 주로 쓰이던 일반적인 부분틀니에는 치아에 걸어 고정하는 은색 금속 걸쇠(클라스프)가 붙어 있다. 이 때문에 X-선이나 CT 촬영 때 방사선을 통과시키지 않아 하얗고 선명하게 잘 보였다. 반면 플렉서블 틀니는 금속 걸쇠를 완전히 없애고 잇몸 색상과 비슷한 핑크색의 유연성 나일론 수지로 만든다. 금속 성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순수 수지 재질은 방사선을 차단하지 못하고 그대로 통과시킨다. 이 때문에 검사 때 잘 보이지 않는다.

유럽위장관내시경학회(ESGE) 가이드라인을 보면 부분틀니는 가장자리가 날카롭고 불규칙해 위장관에 머물 경우 벽을 찌르거나 구멍을 내는 등 합병증 위험이 높은 이물질로 분류된다. 특히 삼킨 이물질이 몸 안에 방치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장 천공, 궤양, 복막염, 흡인성 폐렴 등 합병증의 발생률이 치솟는다.  

한국에서도 노인의 이물질 삼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사고 중 틀니나 보철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약 10~15%를 차지한다. 방사선 투과성 ‘플렉서블 틀니’ 삼킴 사고의 초기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질병관리청의 구강 통계를 보면 국내 틀니 사용 인구는 약 6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만 65세 이상 인구의 약 20%가 전체틀니나 부분틀니를 쓰며, 만 70세 이상의 틀니 사용률은 약 25~30%인 것으로 조사됐다.

임플란트 시술의 대중화와 함께 65세 이상에 1인당 2개의 임플란트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그 덕분에 치아가 전혀 없는 환자의 전체틀니 비율은 과거보다 다소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치아의 일부만 잃은 환자의 경우, 임플란트 비용 부담이나 잇몸 뼈의 나쁜 상태 때문에 부분틀니(플렉서블 틀니 포함)를 택하는 수요가 여전히 많다.

플렉서블 틀니는 1950년대 미국 발플라스트(Valplast)사 등에서 개발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수십 년 전부터 글로벌 시장과 국내 치과 현장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기존의 일반적인 부분틀니는 만 65세 이상에 건강보험(본인부담률 30%)이 적용돼 약 45만~50만 원에 할 수 있다. 반면 플렉서블 틀니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전액 비급여 항목으로, 환자가 약 100만~180만 원의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노인이 틀니를 삼킨 것으로 의심될 때는 CT 등 영상 검사의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더라도 절대 안심해서는 안 된다. 환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명확하며 배 통증이나 이물감 등 증상이 지속된다면 영상 판독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즉시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틀니를 삼켰을 때 통증이 전혀 없으면 그냥 놔둬도 대변으로 배출되나요?

A1. 부분틀니는 모양이 불규칙하고 끝이 날카로워 장을 통과하다가 장벽을 긁거나 찌를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통증이 없더라도 위나 장에 걸려 있다가 뒤늦게 천공(구멍)이나 출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자연 배출을 기다리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Q2. 플렉서블 틀니는 왜 X선이나 CT 검사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나요?

A2. X선이나 CT는 금속이나 뼈처럼 방사선을 차단하는 물질을 하얗게 표시합니다. 이 때문에 기존 틀니의 금속 걸쇠는 하얗게 잘 보입니다. 반면 플렉서블 틀니는 금속 걸쇠를 완전히 제거하고 방사선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순수 수지(플라스틱) 재질로만 만들어져 인체 장기나 위 주름, 음식물과 구별되지 않습니다.

Q3. 어르신들의 틀니 삼킴 사고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3. 틀니가 느슨해지거나 헐거워졌을 때는 참지 말고 즉시 치과를 찾아 보정을 받아야 합니다. 수면 중에 틀니가 빠져 목으로 넘어갈 위험이 크므로 반드시 빼서 찬물에 보관해야 합니다. 헐거운 틀니를 낀 채 찰떡, 유부초밥, 고기 등 씹기 힘든 음식을 마구 씹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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