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 딸을 다 결혼시켜 이제 좀 쉴 나이에 아내가 치매(혈관성)에 걸렸다. 뇌출혈(뇌졸중) 후유증이 심각했다. 겨우 의식을 회복했지만, 한 쪽 몸이 마비되고 앞이 잘 안 보인다. 언어장애도 있다. 68세 남편은 "아내(65세)는 내가 직접 돌보겠다"고 했다. 주위에서 요양병원 행을 권했지만 거절했다. 간병을 시작하니 외출을 맘대로 못하는 게 너무 힘들다. 집에서 갇혀 있는 느낌이다. 언제까지 아내를 돌볼 수 있을까?
노화에 체력 떨어진 68세...배우자 직접 간병?
수십 년 동안 함께 살아온 배우자가 병들었다고 곧바로 요양병원에 보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처음에는 남편이나 아내를 직접 간병하지만 이내 지치고 만다. 대부분 65세를 넘겨 노화와 함께 체력이 떨어진 탓이다. 젊은 사람도 24시간 간병은 버티기 힘들다. '자유'가 없어지는 것은 큰 상실감이다. 친구도 못 만나고 집에서 종일 배우자를 돌봐야 한다. 간병하는 배우자도 점차 병들어 간다. 치매 남편이나 아내를 간병하던 배우자 중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예사롭지 않다.
"아파도 내 집에서 살고 싶어"...요양시설 싫어
노인 환자 70%가량은 건강이 악화되더라도 요양시설 대신 살던 집에서 계속 거주하고 싶어 했다. 보건복지부가 6일 발표한 '2025년 장기요양실태조사'에서 나타난 내용이다. 재가급여(건강보험 가정 적용) 수급자의 대다수인 69.4%가 건강이 더 나빠지더라도 집에서 계속 살겠다고 답했다. 2022년(49.8%) 대비 19.6%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반면에 요양시설 희망은 감소했다. 2022년 28.7%에서 2025년 17.6%였다. 요양병원 치료를 원하는 경우도 17.8%에서 11.2%로 줄었다.
집에서 의료·돌봄·식사·이동 서비스 받을 수 있어...어떤 제도?
집에서 의료·돌봄·식사·이동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바로 재가급여 제도이다. 고령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65세 이상이나 뇌졸중·치매·파킨슨병 등의 질환을 가진 65세 미만이 신청 가능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런 서비스를 원하는 장기요양 신청자의 몸 상태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심사 후 1~3등급의 판정을 받을 경우 장기요양급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신청-접수는 전국 시군구 읍-면사무소, 동 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왜 간병, 목욕 돕나?"...내 아내는 내가 돌본다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도 21%나 됐다. 그 이유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 꺼려져서' 가 39.6% 였다. 낯선 사람이 와서 간병하고 목욕을 돕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제도의 서비스 이용 시간을 늘리고, 더 다양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돌봄에 익숙한 요원들이 방문해 환자를 돌보고 이를 가족이 돕는 절충형도 검토할 만하다.
이제 '노노 케어'는 익숙한 말이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시대다. 체력이 떨어진 남편은 간병인에게 힘든 일을 맡기고, 아픈 아내와 대화만 나누는 게 어떨까? 아내가 돌봄 요원과 친숙해지면 남편은 모처럼 외출해 모임에 참석할 수도 있다. 가족 간병의 큰 고충은 친구와 자주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간병은 참 어려운 과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