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5일 (토)

“내 외모가 고작 4점?”… AI 외모 평가, 청소년에 더 위험한 이유

AI가 매긴 외모 점수, 객관적 평가처럼 받아들이면 신체 불만 키울 수도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AI 외모 평가 문화가 특히 청소년과 젊은 층의 신체 이미지에 새로운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이 얼굴을 분석해 매력도를 점수로 평가한다. 다른 이용자와 점수를 실시간으로 비교해 승자를 가리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채팅창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조롱한다.

최근 온라인에 등장한 이른바 ‘AI 외모 평가’ 서비스의 한 모습이다. 일부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은 얼굴 사진이나 영상을 분석해 매력도를 숫자로 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끼리 외모를 비교하거나 얼굴의 ‘단점’을 찾아 개선 방법까지 제안한다.

공인 심리학자이자 영국 노섬브리아대 디지털 헬스 및 웰빙 던 브랜리-벨 부교수는 비영리 학술·언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이러한 AI 외모 평가 문화가 특히 청소년과 젊은 층의 신체 이미지에 새로운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짚었다.

주관적 ‘매력’을 숫자로 평가하는 AI

AI 외모 평가의 문제 중 하나는 본질적으로 주관적인 매력을 마치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특성처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을 매력적이라고 느끼는지는 개인과 문화에 따라 달라 하나의 수치로 객관화할 수 없는 영역이다.

AI 역시 학습 데이터와 설계 과정의 기준이나 편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사람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말을 들으면 개인적인 의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반면, AI가 ‘4점’처럼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면 과학적 분석을 거친 객관적인 판정처럼 느낄 수 있다고 브랜리-벨 교수는 지적한다.

이런 서비스는 외모를 끊임없이 비교하고 ‘개선’하려는 온라인 문화와 맞물릴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인 자신의 외모를 최대한 매력적으로 만든다는 의미의 ‘룩스맥싱(looksmaxxing)’이다. 피부 관리나 운동처럼 일반적인 자기관리도 포함되지만,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극단적인 식단 조절이나 미용 시술 등 보다 과격한 방법도 공유된다.

외모 비교에 특히 취약한 청소년·젊은 남성

외모 중심의 온라인 환경은 신체 이미지가 형성되는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연구에서는 청소년과 젊은 남성이 이상적인 남성 신체 이미지와 외모 중심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신체 불만족이나 근육이형증, 섭식 문제 등과 관련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근육이형증은 자신의 몸이 충분히 크거나 근육질이지 않다고 지속적으로 인식하는 신체 이미지 문제다.

AI 외모 평가는 이상적인 외모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얼굴을 직접 평가해 숫자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외모에 대한 불안이 있는 사람이 낮은 점수를 객관적인 판정처럼 받아들일 경우 식사를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과도하게 운동하는 등 무리한 행동에 몰두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AI 외모 평가 점수가 실제로 이러한 행동을 유발한다는 직접적인 연구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섭식장애나 신체 이미지 문제에는 다양한 심리적·사회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특정 서비스 하나를 원인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뼈 때리면 턱선 바뀐다’...위험한 외모 개선 방법까지 공유

룩스맥싱 문화에서 공유되는 일부 극단적인 방법도 우려를 낳는다. 2026년 관련 연구를 검토한 논문에서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극단적인 식단이나 약물 사용, 미용 시술 등이 외모 개선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본 스매싱(bone smashing)’이다. 얼굴뼈에 반복적으로 충격을 주면 턱선이나 얼굴 윤곽이 바뀐다는 믿음에서 단단한 물체로 얼굴을 때리는 행위다. 그러나 이를 통해 외모가 개선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오히려 얼굴에 반복적으로 충격을 가하는 행위는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AI 점수가 타인을 비하하는 수단 될 가능성도

브랜리-벨 부교수는 AI 외모 평가가 타인을 비하하거나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기존 연구에서는 친밀한 관계에서 디지털 기술이 상대방을 감시하거나 괴롭히고 통제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이 보고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AI가 매긴 낮은 외모 점수가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또 다른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AI 외모 평가가 실제 강압적 통제에 이용되고 있다는 직접적인 학술적 근거는 아직 없다. 브랜리-벨 부교수 역시 기존 연구를 토대로 앞으로 그 위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에게 ‘외모 점수’가 미칠 영향 살펴야

청소년이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할지 여부도 논의할 사안이다. 일부 AI 외모 평가 플랫폼은 성인용이라고 밝히면서도 충분한 연령 확인 절차를 갖추지 않은 경우가 있다. 

현재 AI 외모 점수 자체가 별도의 유해 콘텐츠 유형으로 명확하게 분류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외모를 경쟁적으로 순위화하고 다른 이용자와 비교하거나 공개적으로 평가받도록 하는 서비스가 청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AI가 제시하는 숫자가 객관적인 ‘매력 지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브랜리-벨 부교수는 이용자들이 이러한 점수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경쟁적인 외모 평가 시스템이 신체 불만이나 위험한 외모 변화 행동을 부추길 가능성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AI가 매긴 외모 점수는 객관적인 평가인가요?
A. 아니다. 매력에 대한 판단은 개인과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AI 역시 학습 데이터와 설계 과정에 포함된 기준이나 편향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AI가 제시하는 점수를 객관적인 ‘매력 지수’로 볼 수는 없다.

Q2. AI 외모 평가가 청소년에게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청소년기는 신체 이미지와 자아상이 형성되는 시기다. 외모에 민감한 청소년이 낮은 AI 점수를 객관적인 판정처럼 받아들이면 외모 비교나 신체 불만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AI 외모 평가가 섭식장애 등을 직접 유발한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Q3. ‘룩스맥싱(looksmaxxing)’은 무엇인가요?
A. 자신의 외모를 최대한 매력적으로 개선하려는 행동이나 온라인 문화를 뜻한다. 피부 관리나 운동 등 일반적인 자기관리도 포함되지만,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극단적인 식단 조절이나 미용 시술, ‘본 스매싱’과 같은 위험한 방법이 공유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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