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1일 (화)

흉터 없는 유방암 수술, 어떻게 가능할까⋯로봇이 답했다

삼성창원병원 최희준, 유방암 로봇수술 500례⋯국내 두번째, 부울경 첫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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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 없는 유방암 수술, 어떻게 가능할까⋯로봇이 답했다
유방암은 여성에겐 치명적이다. 여성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뒤흔드는 일도 되기 때문. 게다가 갈수록 발병 연령대까지 낮아진다. 유방 보존에 대한 욕구가 더 커지는 이유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유방암 수술 받으려는 환자들이 수술실 들어가기 전에 조용히 묻는 질문이 있다. 치료 성적이 아니다. 오히려 다음 두 가지다. "수술하면 가슴 모양이 어떻게 되나요?"와 "흉터는 얼마나 남나요?"

암을 없애는 것도, 여성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도 다 중요해서다.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외과 최희준 교수(유방·갑상선암센터장)가 이 질문들에 로봇수술로 답해온 지 7년 만에 누적 500례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두번째,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는 첫번째 기록.

숫자만 보면 그저 많이 한 수술이다. 하지만 유방암 로봇수술은 아무 병원이나 쉽게 늘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종양을 정확히 도려내면서도 유방의 형태와 신경, 혈관을 함께 살펴야 하는 정교한 수술이기 때문. 집도의 개인의 숙련도(Learning Curve)가 수술 결과로 이어진다.

7년 동안 어떤 '최초' 기록이 쌓였나

최 교수는 유방암 수술에 정확히 7년 전, 2019년 8월부터 로봇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이내 '유방보존절제술'을 성공시켰다. 유방 전체를 들어내는 전(全)절제술과 달리, 종양과 그 주변 최소한의 조직만 제거해 원래 유방 모양을 최대한 지키는 수술법.

로봇으로 해낸, 국내 최초 기록이었다. 로봇수술을 유방보존절제술에 접목하면 겨드랑이나 유륜 부위를 최소 절개하는 정밀 수술이 가능하다. 가슴 앞쪽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수술 도구를 겨드랑이(또는 젖꼭지 가장자리)에 뚫은 작은 구멍 속으로 집어 넣은 후, 거기서부터 팔을 뻗어 유방 안쪽 병변까지 접근하는 방식이어서다. 관절이 꺾이는 얇은 로봇팔(Wristed instrument), 긴 광케이블 카메라, 3D 확대 화질이 있어 가능하다.

최 교수는 또한, 유방을 절제한 직후 같은 수술방에서 재건까지 이어가는 '로봇 유방전절제술 및 동시재건술'도 그해 잇따라 성공시켰다. 절제와 재건, 외과와 성형외과의 기법이 한 번의 수술 안에 들어간 고난도 술기다.

2022년부턴 최신 로봇수술기 다빈치 SP(단일공)까지 도입, 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암세포 전이가 확인된 겨드랑이 림프절을 절제하는 수술)까지 로봇으로 해냈다. 로봇수술 적용 범위를 더 넓힌 것.

현재까지 누적 500례 중 448례를 다빈치 SP로 이뤄냈다. 특히 단일공 로봇 유방보존절제술 분야에서는 국내 최다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삼성창원병원

유방암 환자는 진단 후 가장 먼저 무엇을 물을까

그런데,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 또는 보호자라면, 그의 첫 관심사는 로봇수술 자체가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누가, 얼마나 해봤는가'다. 같은 로봇 장비라도 집도의의 누적 경험치에 따라 절제 범위와 미용적 결과가 달라질 수 밖에 없어서다.

유방보존이 가능한 병기인지, 재건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인지도 병원마다 다르다. 환자 입장에서는 수술 방식을 먼저 물을 게 아니라, 해당 병원이 이 수술을 몇 례나, 몇 년째 해왔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실질적이다.

최희준 교수는 "유방암은 암을 없애는 치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환자의 미용적, 정신적 삶의 질까지 함께 살펴야 하는 질환"이라 했다. 유방암을 보는 그의 진료 철학인 셈이다.

이 실적, 국내를 넘어 어디까지 인정받았나

한편, 삼성창원병원은 최 교수의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다빈치 수술로봇 제조사인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로부터 '로봇수술 참관센터'로 지정됐다. 일본후지타대와 아일랜드대 의사들을 비롯해 여러 나라 의료진이 그의 수술을 참관하러 오고 있다.

최 교수는 특히 지난 2025년엔 이대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7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세계 최초 다기관 연구에서 '로봇을 이용한 유방 보존술(Breast-Conserving Surgery, BCS)’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해냄으로써 한국이 로봇 유방수술 분야의 글로벌 표준화에 이바지할 가능성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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