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병을 예방하려면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동시에 칼륨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몬트대 연구팀은 과도한 나트륨 섭취와 칼륨 부족이 고혈압·심혈관병에 미치는 영향, 콩팥의 나트륨·칼륨 조절 메커니즘, 염화칼륨 기반 소금 대체제의 혈압 강하 효과, 각국의 식이지침 및 식품 정책 등에 관한 각종 논문 등 문헌을 종합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동시에 칼륨 섭취를 늘리는 것이 고혈압과 심혈관병을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연구 결과는 공중보건 학계가 수십 년간 고수해 온 고혈압 예방을 위한 '나트륨 단독 저감 전략'의 한계를 인정하고, 칼륨 섭취의 강화를 공식적인 쌍두마차 전략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공식 제안한 논문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에 의하면 인체에는 세포외액의 체액 균형과 혈압을 유지하는 나트륨 조절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세포외액은 주로 혈장(혈관 안에 있는 액체)과 간질액(세포와 세포 사이에 있는 액체)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이 시스템은 나트륨이 부족했던 옛날의 환경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콩팥은 인체에 과도하게 들어오는 나트륨을 모두 배출하지 못한다.
반면 칼륨은 콩팥에서 나트륨 배설을 촉진하고 혈관 긴장도를 조절해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식단에 칼륨이 부족해지면 콩팥의 칼륨 전환 메커니즘이 작동해 칼륨을 보존하는 대신 나트륨 배설을 줄이게 되며, 이로 인해 혈압이 높아진다.
실제로 ‘중국 소금 대체제 및 뇌졸중 연구(SSaSS)’ 등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염화나트륨(NaCl)의 일부를 염화칼륨(KCl)으로 대체한 소금 대체제(75% NaCl, 25% KCl)를 식단에 쓸 경우 혈압이 유의미하게 낮아지고 심혈관병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화칼륨 대체 비율을 25~30% 수준으로 유지하면 특유의 금속성 맛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나트륨 저감과 칼륨 증대의 이점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Rethinking the impact of dietary sodium and potassium on blood pressure to advance public health)는 국제 학술지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8월 1일 실릴 예정이라고 미국과학진흥협회 포털 ‘유레카얼럿’이 소개했다.
고혈압은 심혈관병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 요인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300만 명 이상이 고혈압 및 고나트륨 식습관과 관련된 병으로 숨진다. 고혈압은 관상동맥병·심부전증·부정맥·좌심실비대 등 심혈관병을 일으킬 수 있다.
통상 나트륨과 소금을 똑같이 쓰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 두 가지는 다르다. 소금(염화나트륨)은 중량의 약 40%가 나트륨으로 이뤄져 있다. 소금 1티스푼(약 5700mg)에는 약 2300mg의 나트륨이 들어 있다. 가정에서 조리 때 넣는 소금보다 가공식품, 외식, 배달음식 등을 통해 나트륨의 대부분이 섭취된다.
한국인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기준을 크게 웃도는 반면, 채소 및 과일 섭취를 통한 칼륨 섭취량은 부족한 편이다. 혈압 관리를 위해 나트륨을 줄이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가공식품 전반에서 나트륨을 갑자기 줄이면 소비자가 맛에 대한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최근 공중보건학계는 식품 제조 및 조리 과정에서 나트륨을 무작정 빼기보다, 일정 비율의 칼륨을 보충하는 전략을 제안하고 나섰다.
칼륨은 아보카도, 시금치, 바나나, 감자, 콩류, 유제품 등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채소 중에서는 시금치에, 과일 중에서는 아보카도에 칼륨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g 당 칼륨 함량은 시금치 약 839mg, 아보카도 약 720mg이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의 섭취량을 늘리고, 음식을 만들 때 염화칼륨이 배합된 저나트륨 소금(소금 대체제)을 쓰는 것이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만 중증 콩팥병(신부전 등)이 있거나 칼륨 보존성 이뇨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칼륨을 과잉 섭취하면 고칼륨혈증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나트륨 비율을 줄이기 위해 칼륨을 섞은 저나트륨 소금(칼륨 강화 소금)은 누구나 먹어도 되나요?
A1. 일반적인 고혈압 환자나 건강한 성인에게는 혈압 강하 효과가 뛰어나 적극 권장됩니다. 하지만 콩팥(신장) 기능이 떨어진 만성 콩팥병 환자나 특정 이뇨제를 복용 중인 경우에는 체내 칼륨 배설이 잘되지 않아 위험할 수 있습니다. 섭취 전 전문의와 상담해야 합니다.
Q2. 음식에 들어가는 소금만 줄이면 칼륨은 따로 안 챙겨 먹어도 되나요?
A2. 나트륨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칼륨이 부족하면 콩팥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지 않고 쌓아두려고 합니다. 따라서 나트륨을 줄이면서 채소, 과일, 콩류 등으로 칼륨 섭취량을 늘려야 혈압 관리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Q3. 염화칼륨이 들어간 소금 대체제는 맛이 이상하지 않나요?
A3. 염화칼륨 비율이 너무 높아지면 씁쓸하거나 금속 맛이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소금 대체제처럼 염화칼륨을 25~30% 안팎으로 혼합한 제품은 미각적으로 거의 차이를 느끼지 않으면서도 나트륨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제조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