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2일 (수)

뇌경색 1분마다 뇌세포 200만 개 손상 우려…"국가 전략 필요"

고령화로 치매·뇌졸중·파킨슨병 급증…대한신경과학회 "치료 접근성, 국가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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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원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이 22일 '2026 세계 뇌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최지연 기자

“초고령사회에서 뇌질환은 환자 개인을 넘어 국가가 함께 해결해야 할 핵심 보건의료 과제입니다. 치료 기술의 발전만큼이나 치료 접근성과 필수의료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대원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22일 ‘2026 세계 뇌의 날(매년 7월 22일)’을 맞아 대한신경과학회가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뇌질환 치료를 적시에 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와 국가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세계 뇌의 날 주제는 ‘모두가 누리는 뇌건강(Brain Health and Access for All)’이다. 거주 지역이나 사회·경제적 여건과 관계 없이 모든 사람이 신경계 질환 치료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공동 메시지를 담았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치매와 뇌졸중, 파킨슨병, 뇌전증, 군발두통 등 신경계 질환은 더 이상 환자 개인의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영역이 됐다. 이중 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00만 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주요 뇌질환으로, 한국에서도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치매 환자 수는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신경과학회 정보이사·대한치매학회 홍보이사)는 치매 치료의 핵심으로 '조기 진단, 안전한 치료'와 더불어 '더 오래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환자의 존엄과 가족의 일상을 지키는 것'을 꼽았다. 2012년부터 대한치매학회에서 진행 중인 ‘일상예찬’ 프로그램도 치매 환자의 일상 생활 수행 능력 유지와 보호자 부담 완화를 위해 마련된 캠페인이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신경과학회 정보이사)가 ‘치매 치료의 새 시대: 일상을 지키고, 병의 속도를 늦춘다’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최지연 기자

김 교수는 “치매는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는 질환으로, 자신의 뇌 건강을 돌아볼 수 있는 50~60대 때부터 경도 인지장애 여부 등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의료진으로부터 위험도 판단을 잘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매와 더불어 뇌졸중 환자 치료를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을 포함하는 필수중증응급질환이다.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대한뇌졸중학회 홍보이사)는 “특히 뇌경색은 혈관이 막힌 뒤 1분마다 약 200만 개의 뇌세포가 손상될 수 있다”며 “신속한 치료 여부가 환자의 생존과 후유 장애를 좌우함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뇌졸중센터와 전문의 부족, 응급실과 배후진료과 사이의 소통 문제로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하거나 전원이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응급실에 병상이 있더라도 신경과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전문 인력이 부족하면 환자 수용이 어려운 구조다. 이에 대한뇌졸중학회 측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응급실 신경계 전담의를 배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신경계 전문의가 응급실에서 초기 진단과 치료 여부를 판단하고, 119 및 다른 의료기관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면 병원 선정과 전원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이날 간담회에선 파킨슨병 신약 도입의 필요성과 뇌전증 응급 필수의약품 공급 중단 문제, 눈 주위·관자놀이에 극심한 통증이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반복되는 군발두통의 재택 산소치료 건강보험 급여 사각지대 등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루게릭병, 진행기 파킨슨병 등 중증 퇴행성 및 운동신경질환 환자들이 가정 내에서 겪는 돌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재택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신경과학회 측은 재택의료 개입의 ‘골든타임’으로 ‘퇴원 전환기’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급성기 병원 퇴원 직후 환자의 상태가 불안정한 1~3개월간 병원 기반 다학제 팀(신경과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집중 개입해 가정 내 돌봄 기반을 다지고, 이후 환자 상태에 맞춰 지역사회 일차 의료 거점 기관으로 이관하는 ‘공유 진료’ 모델을 제시했다. 

이상범 서울신내의원 원장(대한신경과의사회 공보부회장)은 “이 같은 공유 진료 모델이 임상 현장에 안착되려면 수가 체계가 현실화되어야 한다”며 “현재의 단편적인 행위별 수가제로는 이동에 소요되는 기회비용과 다학제 팀의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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