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6일 (목)

직장인 10명 중 6명 “건강관리에 돈 낼 것”…정신·영적 건강 좋을수록 의향 높아

서울대병원 연구팀, 20~40대 직장인 1000명 조사…80.4% “건강자산 평가, 실제 관리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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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이 운동하는 모습. 한국의 2040 직장인의 상당수는 "건강 관리를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직장인 상당수가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닌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건강자산(Health Asset)’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할 의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의향은 소득 수준보다 정신·영적 건강 상태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 윤영호 교수 연구팀은 전국 20~40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건강자산 가치(Health Asset Value, HAV)에 대한 인식과 활용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건강자산은 개인과 지역사회, 사회 시스템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모든 요인과 자원을 의미한다. 이는 질병의 여부로 건강을 정의내리는 것을 넘어 유전적 요인과 의료 서비스·생활습관·사회적 관계·환경 등 건강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요소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연구팀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건강자산의 ▲경제적 가치 추정 의향 ▲건강관리 유용성 ▲평가 프로그램 이용 의향 ▲맞춤형 건강 개선 활동 참여 의향 ▲비용 지불 의향 등 5개 항목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응답자 10명 중 8명은 건강자산 평가가 실제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80.4%)했다. 맞춤형 건강 개선 활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79.8%였으며, 건강자산을 경제적 가치로 평가해볼 의향과 평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의향도 각각 76.1%에 달했다.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실제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63.4%로 집계됐다.

특히 건강자산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는 정신건강과 영적건강 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정신건강 우수군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건강 개선 프로그램에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1.42배 높았다.

또한 봉사활동, 종교, 명상 등을 통해 삶의 의미를 느끼는 영적건강 우수군은 건강자산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는 정도가 1.45배, 평가의 유용성에 공감하는 정도가 1.42배, 비용 지불 의향은 1.5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강관리에 돈을 쓰려는 태도가 경제적 여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거나 삶의 목적과 의미를 뚜렷하게 느끼는 사람은 건강을 장기적으로 관리할 자산으로 보고 비용을 투자하려는 경향이 더 강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연관성을 확인한 것으로, 정신·영적 건강이 비용 지불 의향을 직접 높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면 신체건강이나 사회건강,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건강자산에 대한 태도와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사회경제적 요인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대학교 졸업 이상 학력자는 맞춤형 건강 개선 활동 참여 의향이 2.21배 높았고, 소득이 높은 직장인은 건강자산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거나 평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려는 의향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만 성별과 연령, 기업 규모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건강자산 개념이 실제 건강관리 서비스와 정책에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특히 비용 지불 의향이 단순한 경제력보다 정신적·영적 건강과 더 관련이 있다는 점은 개인의 내면적 건강이 건강관리 행동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원장은 “직장인의 근무 환경은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정부와 기업은 근로자의 건강을 단순한 복지 비용이 아니라 투자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가 다차원적 건강자산 측정을 기반으로 맞춤형 건강 프로그램 개발과 건강 불평등 해소 정책 마련에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건강을 개인과 사회의 ‘자산’으로 바라보는 접근은 해외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로 정의하고 있으며, 개인과 지역사회가 가진 건강 관련 자원과 강점을 활용하는 ‘건강자산(Health Assets)’ 접근을 소개해 왔다. 최근에는 예방과 건강증진 중심의 보건정책이 확대되면서 건강을 사회·경제적 가치로 바라보는 연구도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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