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6일 (목)

툴젠, 특허전 ‘실탄’ 확보 비상…주가 하락에 증자액 축소 우려

2028년까지 법률비용 263억 원 필요… 추가 조달 가능성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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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상 툴젠 대표가 지난 9일 기업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병탁 기자

툴젠이 유전자 교정 기술인 크리스퍼(CRISPR) 특허전 대응을 위해 유상증자에 나섰지만, 주가 하락으로 당초 계획한 자금조달 규모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허 수익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소송 비용을 감당할 재무적 여력이 회사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모습이다.

1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종상 툴젠 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유상증자 배경에 대해 “글로벌 소송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캐피탈 베이스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확보한 자금을 글로벌 소송에서 승기를 굳히고 수익화할 수 있는 실탄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툴젠의 핵심 기술은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 유전자 가위 플랫폼과 크리스퍼 RNP(CRISPR RNP) 기술이다. 크리스퍼-카스9은 원하는 유전자 부위를 찾아 잘라내거나 교정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이다. RNP는 카스9 단백질과 가이드 RNA를 복합체 형태로 만들어 세포 안에 직접 넣는 방식이다. 회사는 카스9을 원천특허 성격의 핵심 지식재산권(IP)으로, RNP를 실제 권리행사와 수익화에 활용할 수 있는 응용 특허로 보고 있다.

툴젠의 특허전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하나는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PTAB)에서 진행 중인 카스9 원천특허 저촉심사다. 이는 특허 침해 여부를 따지는 소송이 아니라, 툴젠과 브로드연구소, CVC 가운데 누가 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사람·동물·식물 등 진핵세포에서 활용하는 핵심 발명을 먼저 했는지를 가리는 절차다. CVC는 UC버클리와 빈 대학,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연구진 측을 말한다. 브로드연구소는 지난 2일 툴젠보다 먼저 발명했다는 취지의 브리프를 제출했고, 툴젠은 오는 24일 이에 대한 대응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다른 하나는 RNP 특허침해소송이다. RNP는 카스9 단백질과 가이드 RNA를 복합체로 만들어 세포 안에 직접 넣는 유전자교정 방식이다. 툴젠은 관련 특허를 근거로 유럽과 미국에서 버텍스, 론자, 로슬린 등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RNP 특허소송에서는 일부 특허(EP’457)가 유럽특허청 이의신청 절차에서 불리한 판단을 받기도 했다. 툴젠은 해당 결정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EP’457은 RNP 복합체를 진핵세포에 도입해 목표 유전자 서열을 교정하는 내용을 담은 특허다. 툴젠은 이 특허를 근거로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이 같은 특허 분쟁에 대비해 툴젠은 지난 5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회사는 조달 자금을 특허 관련 법률비용과 연구개발, 운영자금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증권신고서상 특허 분쟁 대응 법률비용으로 배정한 금액은 약 263억 원이다.

문제는 주가가 예정 발행가를 크게 밑돌면서 실제 조달액이 당초 계획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툴젠의 유상증자 발행 예정 주식 수는 77만7000주, 예정 발행가는 9만20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당초 조달 예정액은 약 700억 원대였다.

최종 발행가액은 기준주가에 할인율과 증자비율 등을 반영해 산정된다. 이날 거래소 종가인 4만3350원을 기준으로 단순 추산하면 산식상 발행가는 3만2700원대, 조달액은 약 254억 원 수준이다. 이 경우 당초 법률비용으로 배정한 263억 원을 충당하기에도 빠듯해질 수 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한 주주는 기업설명회에서 “2028년까지 지금 조달되는 금액으로는 완주가 어려울 수 있어 내년에 또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회사의 대응책을 물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자금 확보를 위한 여러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며 재무적·전략적 투자 유치 등을 언급했다. 필요할 경우 추가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회사 측은 소송 전략과 협상 상황은 상대방에게도 전략적 정보가 될 수 있어 공개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시간과 자금이 될 전망이다. 툴젠이 카스9 저촉심사에서 선발명자 지위를 방어하거나 RNP 특허침해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경우, 향후 라이선스 계약이나 합의금, 로열티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성과가 현실화되기 전까지 소송비용을 먼저 감당해야 하는 만큼 회사의 재무 체력이 먼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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