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7일 (금)

출산 후 3년 이내 ‘이 암’ 진단받은 女⋯“종양 더 공격적인 형태”

출산 후 처음 3년, 유방암 생물학적 위험 두드러지는 시기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출산 후 3년 이내 진단된 유방암은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의 유방암보다 생물학적으로 더 공격적인 특성을 보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출산 후 3년 이내, 특히 첫 1년 안에 진단된 유방암은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의 유방암보다 생물학적으로 더 공격적인 특성을 보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헬스 존슨 종합암센터 연구진은 젊은 여성의 출산 후 유방암 사례를 분석한 결과, 출산 후 1~3년이 종양의 공격성이 두드러지는 시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출산 후 발생하는 유방암이 다른 유방암과 생물학적으로 구별되는 특성을 지닐 수 있다는 기존 연구를 뒷받침한다. 특히 종양의 공격적 특성이 두드러지는 시기가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이른 출산 후 3년 이내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연구 책임자인 UCLA 데이비드 게펜 의과대학 님미 카푸르 박사는 “임신 후 진단되는 유방암이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이러한 생물학적 위험이 언제 가장 두드러지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출산 후 첫 1~3년이 일부 종양에서 더 공격적인 특성이 나타나는 중요한 시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출산 후 유방암 위험 시기, 연구마다 제각각

연구진에 따르면, 최근 젊은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증가하면서 첫 임신 시기가 늦어지는 현상이 이러한 추세와 관련이 있는지를 밝히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는 유방 조직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 기존 연구에서는 출산 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진단된 유방암이 더 공격적인 특성을 보이고 예후도 나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출산 후 언제까지를 위험이 높은 시기로 볼 것인지는 연구마다 차이가 있었다. 일부 연구는 출산 후 1~2년 이내 발생한 유방암을 ‘출산 후 유방암’으로 분류했으나, 다른 연구에서는 그 기간을 5년, 길게는 10년까지 넓게 잡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출산 후 경과 기간에 따라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봤다. 연구진은 2011년부터 2024년까지 UCLA에서 치료를 받은 45세 이하 초기 유방암 환자 385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 대상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HR+)과 인간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2 음성(HER2-) 유방암 환자였다.

전체 환자 가운데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은 153명이었다. 출산 후 10년이 넘은 여성은 62명, 출산 후 10년 이내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170명이었다.

연구진은 온코타입 DX 유방암 재발 점수(Oncotype DX Breast Recurrence Score)를 이용해 종양의 특성을 분석했다. 온코타입 DX는 암 재발 위험과 항암화학요법에 따른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데 활용되는 검사로, 종양과 관련된 21개 유전자의 활성도를 평가한다.

연구진은 마지막 출산 이후 유방암 진단까지 걸린 기간에 따라 환자를 나눈 뒤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과 재발 점수와 종양 특성을 비교했다. 연령과 림프절 상태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도 함께 고려했다.  

출산 1년 내 진단, 재발 점수 더 높아

분석 결과, 출산 후 1년 이내 유방암을 진단받은 여성은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보다 온코타입 DX 재발 점수가 평균 13.2점 높았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다. 출산 후 2~3년 사이 진단된 환자의 경우에도 차이는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재발 점수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출산 후 3년 이내 진단된 환자로 범위를 넓혀 분석했을 경우, 이들 환자는 출산 경험이 없는 환자보다 온코타입 DX 재발 점수가 더 높은 위험군에 해당할 가능성이 약 2.8배 높았다. 이 환자들은 종양 등급도 더 높은 경우가 많았다. 종양 등급이 높다는 것은 현미경으로 관찰한 암세포의 모양이 더 비정상적이고, 더 공격적인 특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반면 출산 후 3년이 지나 유방암을 진단받은 여성에서는 재발 점수가 일관되게 높아지는 양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출산 후 유방암이 공격적인 생물학적 특성을 보이는 시기가 출산 직후부터 3년 이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종양 크기·림프절 상태만으로는 위험 놓칠 수도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종양 크기나 림프절 전이 여부와 같은 일반적인 임상·병리 지표만으로는 출산 후 유방암의 생물학적 위험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젊은 유방암 환자의 유전체 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 최근 출산 여부와 출산 후 경과 기간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종양에서 더 공격적인 유전자 발현 특성이 나타났다고 해서 단기간의 치료 결과까지 더 나쁜 것은 아니었다. 약 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출산 후 3년 이내 유방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재발 및 생존율은 다른 환자들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적극적인 치료가 단기 예후 차이 줄였을 가능성 있어

연구진은 고위험 특성을 보인 환자들이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받은 점을 가능한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실제로 출산 후 3년 이내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항암화학요법과 난소기능억제 치료, CDK4/6 억제제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이는 종양 자체가 공격적인 생물학적 특성을 보이더라도 적절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질 경우 반드시 단기 예후 악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한 의료기관의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연구이고 추적 관찰 기간도 비교적 짧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연구 결과를 확인하려면 여러 의료기관의 환자를 포함하는 대규모 연구와 장기간의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카푸르 박사는 “이번 결과는 출산 직후 몇 년이 일부 유방암에서 독특한 생물학적 시기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들 종양이 왜 다른 양상을 보이는지 이해한다면 더욱 면밀한 관찰이나 맞춤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다 정확히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pj 유방암(npj Breast Cancer)》에 ‘Identifying the window of aggressive postpartum breast cancer based on the 21-gene Oncotype DX® test in women with HR+, HER2-negative breast cancer’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유방암, 국내 여성암 발생 1위…40·50대가 절반 넘어

국내에서 유방암은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중앙암등록본부가 2026년 발표한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에서 새로 발생한 유방암은 2만 9871건이었다. 여성 환자가 2만 9715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국내 여성 암 발생 1위로 집계됐다. 

여성 유방암 환자를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29.2%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28.9%, 60대가 22.1%로 뒤를 이었다. 40·50대 환자가 전체 여성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연령군별 암 발생률을 보면 40~49세와 50~59세, 60~69세 여성에서 유방암이 가장 많이 발생한 암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유방암 환자 10명 중 약 3명이 40대인 만큼, 비교적 젊은 연령대의 유방암도 국내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출산 후 3년 이내에는 유방암 발생 위험 자체가 높아진다는 뜻인가요?
A. 아니다. 이번 연구는 출산 후 3년 이내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의 종양이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의 유방암보다 더 공격적인 생물학적 특성을 보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출산 후 유방암 발생률 자체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직접 분석한 연구는 아니다.

Q2. 출산 후 3년 이내 진단된 유방암은 예후도 더 나쁜가요?
A. 이번 연구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나쁜 단기 치료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약 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출산 후 3년 이내 진단군과 다른 환자군의 침습성 질환 무병생존율(IDFS)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고위험 환자에게 항암화학요법과 난소기능억제, CDK4/6 억제제 등 적극적인 치료가 시행된 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Q3. 출산 경험은 젊은 유방암 환자의 치료 결정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A. 연구진은 종양 크기나 림프절 상태 등 기존 임상·병리 지표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생물학적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젊은 유방암 환자의 유전체 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 최근 출산 여부와 출산 후 경과 기간이 추가적인 임상 정보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치료 기준에 반영하려면 더 큰 규모의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