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후 1세 무렵 아기가 하는 옹알이에 엄마가 빠르게 말로 반응할수록 아이가 이후 정신질환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연관성이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부모의 반응이 늦다고 해서 아이가 반드시 정신질환을 겪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생후 1년 아기와 부모 상호작용 분석
아동청소년기 정신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장애 부담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도 부모와 자녀의 초기 상호작용이 아이의 발달과 정신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져 왔으나, 어떤 요소가 특히 중요한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영국 글래스고대 연구진은 생후 12개월 아기와 엄마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 엄마가 아기의 발성에 1초 이내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을수록 이후 정신질환 위험이 낮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영국의 대규모 장기추적 코호트인 ALSPAC(Avon Longitudinal Study of Parents and Children) 자료를 활용해 생후 12개월 아기와 엄마 1240가족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그림책을 보며 상호작용하는 영상을 바탕으로, 아기의 옹알이에 대한 엄마의 음성 반응 시점을 측정했다.
1초 이내 반응할 확률 10% 높아질 때, 정신질환 위험 17% 감소
최종 분석에는 7세까지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아동 55명과 성별을 맞춘 대조군 103명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영상 속 음성 자료를 이용해 아기가 옹알이를 했을 때 엄마가 얼마나 빨리 말로 반응하는지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엄마가 아기의 옹알이에 1초 이내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을수록 아이가 7세까지 정신질환 진단을 받을 위험이 낮았다. 엄마가 1초 내에 반응할 확률이 10% 증가할 때마다 아이가 정신질환 진단을 받을 가능성은 약 1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관성은 특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와 파괴적 행동장애(DBD) 에서 확인됐다. 반면 자폐스펙트럼장애나 불안·우울 등 정서장애와는 유의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인과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몇 가지 한계점이 있음을 인정했다. 정신질환 세부 진단군의 규모가 크지 않았고, 가족 구성원 가운데 어머니만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또한 반응의 속도만 평가했을 뿐, 반응의 내용이나 질, 다른 상호작용 방식은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엄마의 시의적절한 음성 반응은 아동의 정신질환, 특히 파괴적 행동장애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측정 가능한 지표가 될 수 있다”며 “이 같은 분석은 조기 개입이 가능한 정신질환을 선별하는 도구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모가 아이의 신호에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후 정신질환이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 공동저자인 필 윌슨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영유아기 부모의 반응과 이후 아동기 정신건강 문제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일련의 연구를 뒷받침하는 결과”라며 “부모의 반응이 늦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인지, 아니면 유전적 위험과 같은 다른 요인이 이러한 연관성을 설명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이의 심리적 취약성을 평가할 때 부모와 자녀의 초기 상호작용을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Probability of a timely vocal response in mother-infant interaction and later psychiatric diagnosis: A case-control stud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엄마가 아기 옹알이에 빨리 반응하면 정신질환을 예방할 수 있나요?
A. 아니다. 이번 연구는 빠른 반응과 낮은 정신질환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것으로, 빠른 반응이 정신질환을 직접 예방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유전적 요인이나 가정환경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Q2. 어떤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었나요?
A. 엄마가 아기의 발성에 1초 이내 반응할 가능성이 높을수록 전체 정신질환 진단 위험이 낮았으며, 특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파괴적 행동장애(DBD)에서 연관성이 확인됐다. 반면 자폐스펙트럼장애나 불안·우울 등 정서장애와는 유의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Q3. 부모가 아이에게 바로 반응하지 못하면 걱정해야 하나요?
A. 그럴 필요는 없다. 연구진도 부모의 반응이 늦었다고 해서 아이가 반드시 정신질환을 겪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조기 위험을 파악하는 지표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개별 아이의 미래를 예측하는 기준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