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모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모기는 다양한 질병을 옮긴다. 열이 나고 몸이 떨리는 말라리아, 갑작스러운 발열이나 근육통이 생기는 뎅기열·지카바이러스, 구토와 발열을 호소하는 웨스트나일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웨스트나일열은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매년 20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잘 알려진 병이다.
감염자의 70~80%는 무증상이지만, 나머지 20%는 발열, 두통, 몸살, 구토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겪는다. 1% 미만의 드문 사례에서는 뇌염이나 뇌수막염 등 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6월 30일까지 최소 48명의 웨스트나일열 환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 중 38명은 중증 환자였다. 이는 최근 20년 동안 가장 빠른 환자 증가세다.
”올해 모기 개체 수 더 많아” 이유는?
웨스트나일열의 빠른 전파는 모기 수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방역 전문가들은 지난 겨울부터 봄까지 평년보다 더 많은 눈·비가 내렸다고 분석했다. 강수량이 많으면 모기 알이 부화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도 영향을 줬다. 기온이 높아지면 모기 알의 부화시기가 빨라지고, 그 수도 많아진다. 결과적으로 모기가 옮기는 병 역시 더 이른 시기에 전파되는 것이다.
한국도 상황 다르지 않아
한국인들도 비슷한 고충을 겪는다. 말라리아와 뎅기열을 옮기는 매개 모기가 올해 예년보다 일찍 나타났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는 평년보다 2주 빨리, 뎅기열 등 해외 유입 감염병을 옮기는 모기는 1주 빨리 채집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웨스트나일열을 옮기는 모기도 한국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상황이다.
과거엔 한국 웨스트나일열 환자는 주로 해외 방문 중 감염되는 들어오는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병을 옮기는 ‘열대집모기’는 열대나 아열대기후 지역에서 주로 서식한다.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기 종류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여름, 제주 내 여러 지점에서 열대집모기가 발견됐다. 한국에서 이 모기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지구 온난화로 연평균 기온이 높아지며 한반도에도 서식처를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청은 열대집모기의 발견과 웨스트나일열 발생 위험은 무관하다고 설명했지만, 불안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연구원은 “매개 모기가 일찍 출현했던 지난해 감염병 발생이 늘었다. 올해도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시기는 빨라졌지만 전체 모기 발생 규모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