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1일 (화)

모유 먹이면 잠 못 잔다?…돌 지나 보니 수면 부족 위험 더 낮았다 

일본 연구팀, 엄마와 아기 8만2918쌍 분석…완전 모유수유군 ‘짧은 수면’ 위험 23% 낮아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모유와 달리 분유에는 흔히 ‘수면 호르몬’으로 불리는 멜라토닌이 함유돼 있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유를 먹는 아기는 밤에 자주 깨고, 분유를 먹는 아기는 통잠을 더 잘 잔다?”

육아를 하는 부모들 사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모유가 분유보다 소화가 빨라 금세 배가 고파지고, 그만큼 밤에 자주 깬다는 설명도 따라붙는다. 

최근 일본 공중보건학과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유럽 임상영양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한 연구에서 이 같은 통념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특히 생후 6개월간 모유수유를 한 아이들은 만 1세가 됐을 때 오히려 수면 부족을 겪을 가능성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도야마대 연구진은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대규모 출생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엄마와 아이 8만2918쌍을 대상으로, 생후 6개월까지의 수유 방식에 따라 만 1세 때 수면시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했다.

부모들은 아이가 만 1세가 됐을 때 연구진에게 하루 총 수면시간을 보고했다. 연구진은 하루 11시간 미만 수면을 ‘수면 부족’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생후 6개월 동안 분유만 먹은 아이들 중 수면 부족으로 분류된 비율은 12.2%를 기록했다. 반면 모유수유 기간이 6개월 미만인 아이는 수면 부족 비율이 10.2%, 6개월 동안 모유와 분유를 함께 먹은 아이는 9.7%였다. 생후 6개월 동안 완전 모유수유를 한 아이는 8.8%로 가장 낮았다.

생후 6개월 동안 완전 모유수유를 한 아이는 분유만 먹은 아이보다 만 1세에 수면 부족을 겪을 가능성이 23% 낮았다. 또한 모유수유 기간이 길수록 수면 부족 위험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는 산모의 연령, 교육 수준, 가계 소득, 흡연 여부, 출산 방식, 산후우울증 등 다양한 영향을 보정한 뒤에도 결과는 유지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모유를 먹는 아이는 잠을 덜 잔다’는 부모들의 우려를 덜어줄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은 기존의 오해가 엄마들이 모유수유를 선택하는 데 장애물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모유수유가 아기 수면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일까.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요인으로 모유에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들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밤에 분비되는 모유에는 멜라토닌 생성에 필요한 아미노산인 트립토판 농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생아는 생후 수개월 동안 자체적으로 멜라토닌을 충분히 생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성분이 생체리듬 형성과 이후 수면 습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도 모유수유가 장내 미생물 환경을 건강하게 형성하고, 장과 뇌가 상호작용하는 ‘장-뇌 축(gut-brain axis)’을 통해 수면 조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시됐다.

연구진은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인 만큼 모유수유가 아이의 수면 시간을 직접적으로 늘린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라며 “모유수유와 영유아 수면의 관계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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