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7일 (금)

내장육 즐기는 여성, 유방암 사망 위험 2.5배…붉은 고기는 달랐다

같은 고기인데 왜 남녀 결과가 갈렸나…한국인만의 식습관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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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먹는 양보다 중요한 건 '어떤 종류의 고기'를 먹느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기를 많이 먹는다고 암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양’보다는 ‘종류’다.

어떤 종류의 고기를 많이 먹는지에 따라 암 관련 사망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즐겨 먹는 고기 종류별로 암 사망률 달라진다?

서울대병원·이대서울병원 공동 연구팀은 40세 이상 한국인 14만7500여 명의 육류 섭취 습관과 암종별 사망률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육류는 붉은 고기·닭고기·내장육·가공육으로 분류했다.

붉은 고기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의미한다. 내장육은 곱창, 대창, 막창, 간, 염통 등 내부 장기를 가공한 육류다. 가공육은 소시지, 햄, 베이컨, 육포처럼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 처리 과정을 거친 육류를 칭한다.

분석 결과 전체 육류 섭취량, 즉 고기를 얼마나 먹는지는 남녀 모두의 암 사망률과 큰 연관성이 없었다. 오히려 고기 종류별로 분석했을 때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남성은 붉은 고기를 가장 많이 섭취한 상위 25% 그룹이 하위 25% 그룹에 비해 위암 사망 위험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특히 비교적 마른 남성에게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남성 가공육 섭취자는 비섭취자에 비해 직장암 사망 위험이 2.45배 높아졌다.

여성에서는 내장육 섭취가 사망률에 영향을 미쳤다. 내장육을 비교적 많이 섭취한 그룹(상위 50%)이 하위 25%에 비해 유방암 사망 위험이 2.57배, 췌장암 사망 위험이 1.83배 높았다. 6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이런 연관성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성별·육류별 섭취량에 따른 암 사망률 변화량. 자료=서울대병원

왜 이런 결과가?

이는 의외의 결과다. 국제 식품업계에선 붉은 고기 섭취가 암 위험을 높인다는 통계가 꾸준히 제시되어 왔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한국 남성의 붉은 고기 섭취가 위암 사망 위험 감소로 이어진 것은 다양한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인은 붉은 고기를 주로 구이 형태로 소비한다. 염장이나 훈제를 선호하는 서양인들에 비해 염분과 지방 섭취량이 적다.

사회경제적 맥락도 고려해야 한다.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집단의 경제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 위암 검진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여성의 내장육 섭취는 성분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간·곱창 등 내장육에는 일반 살코기보다 중금속이 더 많이 들어 있다. 평소에는 중금속이 지방 조직에 쌓여 있다가, 노화 과정에서 혈액으로 중금속이 빠져나오면 암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육류 섭취량보다 어떤 종류의 고기를 먹는지가 암 건강과 관련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식습관이나 생활 환경을 고려한 성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관찰 연구를 통해 내린 결론이기에 육류 섭취와 암 사망률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조리 방법이나 식습관 변화 등을 반영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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