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6일 (목)

“후각 상실, 단순 불편 아냐”…삶의 질 ‘파킨슨병’ 수준으로 뚝 떨어져

음식 먹는 즐거움 사라지고 우울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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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과 미각을 잃은 사람이 겪는 삶의 질 저하 수준이 파킨슨병이나 뇌졸중 같은 중증 만성질환 환자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침에 내린 커피 향을 맡고, 가족과 함께 식사를 즐기는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다. 하지만 이처럼 평범한 순간들을 즐기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후각과 미각을 잃은 사람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들이 느끼는 삶의 질 저하는 파킨슨병이나 뇌졸중, 당뇨병 같은 중증 만성질환 환자들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진은 후각과 미각 장애가 환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음식 먹는 즐거움 사라지고 우울감 커져

연구진은 2010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된 여러 문헌을 검토해 후각 및 미각 장애 환자들의 삶의 질과 정신건강 상태를 당뇨병, 뇌졸중,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등 다양한 만성질환 환자들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후각과 미각 장애 환자들의 삶의 질 지표와 우울증 평가 지표는 다른 주요 만성질환 환자들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연구진은 후각과 미각 상실이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심각한 건강 문제임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후각과 미각 장애는 지속적으로 정서적·사회적·심리적 고통을 유발하며 삶을 크게 바꾸는 질환들과 맞먹는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실제로 환자들은 식사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어려우며, 화재나 가스 누출 냄새를 감지하지 못할까봐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감정이 무뎌지는 듯한 정서적 무감각을 경험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특히 우울감과 사회적 고립이 높은 비율로 나타난 점을 연구진은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꼽았다.

‘먹는 즐거움’ 사라진 삶, 일상 전반에 영향 끼쳐

후각은 우리가 느끼는 맛의 상당 부분을 결정한다. 따라서 후각이 손상되면 음식 맛은 밋밋하게 느껴지거나 금속 맛이 나는 듯하고, 심한 경우 역겹게 느껴질 수도 있다.

연구진은 후각과 미각의 상실이 가족 식사, 기념일, 각종 모임 등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일상 전반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치료, 연구는 여전히 부족

연구진에 따르면, 후각과 미각 장애는 환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 현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수년간 지속되더라도 일시적인 문제로 치부된다는 것이다. 전문적인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도 제한적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으로 후각과 미각을 상실하는 사례가 늘면서 관련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이는 오랫동안 간과되어 온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계기였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 이비인후과학(Clinical Otolaryngology)》애 ‘Comparing quality of life in smell and taste disorders with other chronic conditions - a narrative review’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후각을 잃으면 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나요?
후각은 음식의 맛을 느끼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후각이 손상되면 식사의 즐거움이 사라지고, 사회적 활동이나 가족 모임 참여도 줄어들 수 있다. 또한 화재나 가스 누출 등 위험 신호를 감지하지 못해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Q2. 코로나19 이후 후각 상실 환자가 늘었나요?
코로나19 유행 이후 후각·미각 상실이 널리 알려졌지만, 연구진은 해당 문제가 팬데믹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고 설명한다. 다만 코로나19를 계기로 후각·미각 장애의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주목받게 됐다.

Q3. 후각·미각 장애는 치료가 가능한가요?
일부 환자는 자연 회복되지만, 현재까지 효과가 확립된 치료법은 제한적이다. 연구진은 전문 진료 체계 확대와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한 연구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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