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2일 (일)

간병비 월 432만 원…가족 부담, 누가 분담할 것인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참여 병상 34.4% 그쳐…인력 확충·수가 현실화가 관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 환자가 늘고 있지만 간호인력 확보와 지원인력 확충, 현실성 있는 수가 체계 마련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 환자가 177만 명을 넘어서는 등 제도 운영에 따른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간호 인력 부족과 미흡한 수가 체계가 여전히 큰 걸림돌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간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병동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간호 인력 확충과 현실적인 보상 체계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간호사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17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간병 부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가 답이다’를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을 열고 관련 제도에 대한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 환자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38.9% 증가해 2024년 177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사적 간병비 절감 효과는 총 1조4653억 원에 달했다. 

서비스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도 93.7%로 높았다. 2024년 통합병동 입원 환자의 1인당 평균 간병비 절감액은 79만7685원으로 집계됐으며, 간병인 고용이나 가족 간병을 포함한 사적 간병률도 2015년 73.1%에서 2023년 59.9%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제도 성과에도 불구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실제 병상 참여율은 그에 못 미쳤다. 조사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참여 의료 기관은 총 798개, 참여 병상은 8만6443개로 전체 병상의 34.4%에 그쳤다. 이 가운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병동에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118개, 병상 수는 1만2094병상에 불과했다. 전 병동 의료기관 중 대부분은 중소병원급 기관(101개)이었다.

정현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지속가능체계연구실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 병동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통합병동과 일반병동 간 인건비 격차를 반영한 수가 보상과 병동 전환에 따른 공간·시설 개선 지원 등 보상체계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지속가능체계연구실장이 17일 열린 정책 심포지엄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 현황 및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의학바이오기자협회 제공

특히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중증환자 배제’ 논란에 대한 분석 결과도 제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의학적으로 중증도가 높은 환자일수록 오히려 통합병동 입원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치매·섬망 환자와 중증 장애인군은 입원 가능성이 각각 약 21%, 37% 낮았으며, 경과 예측이 비교적 뚜렷한 골절 환자는 입원 가능성이 29%가량 높았다. 즉, 환자가 얼마나 위중한지보다 얼마나 많은 돌봄과 관찰이 필요한지가 통합병동 입원 여부를 좌우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증 환자 중심 운영’이 문제가 아니라, 돌봄과 간호 부담이 큰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인력과 지원체계가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에 장애군 전담 케어팀 구성, 유동인력 운영 체계 마련, 장애인 활동보조사의 돌봄 참여 허용 등 맞춤형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특히 숙련된 간호인력 확보가 가장 큰 과제로 지목됐다.

전병동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 중인 부천세종병원은 일반병동 내 중증환자 전담병실을 운영하며 중증환자 치료 역량과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지만 숙련된 간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간호사 1인당 환자 4명, 간호조무사 1인당 환자 8명 기준으로 인력을 배치하고 전담 간호스테이션과 정밀 환자 모니터링 장비를 구축했으나, 중증환자 관리 역량을 갖춘 숙련된 간호 인력 확보는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정숙 부천세종병원 간호부원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전문 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성과가 있지만, 간호인력의 감정노동과 업무 강도 증가, 안전사고에 따른 법적·재정적 위험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의 기준은 병상 수 자체가 아니라 환자 안전과 간호서비스의 질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중증도와 간호 필요도에 기반한 간호사 배치 기준 현실화, 종별·지역별 차등 수가 체계 마련, 간호 지원 인력 역할 재정립,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내 월평균 간병비는 2008년 206만 원에서 2024년 432만 원으로 16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중 한 사람이 간병을 혼자 떠안는 ‘독박 간병인’도 약 60만 명으로 추산됐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간병은 개인이 감당해야 할 불운이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공적 과제”라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전면 확대를 위해서는 인력과 재정의 구조적 불균형 해소가 선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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