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살 빼는 주사, 정자 건강도 좋아졌다”… 이유가?

GLP-1 약물, 비만 남성의 호르몬·정자 건강 개선 가능성 확인…임상시험 분석 결과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이 남성의 생식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만 치료와 당뇨병 관리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이 남성의 생식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GLP-1 약물을 사용한 비만 남성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정자 건강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워릭대 의대와 코번트리·워릭셔 대학병원 연구진은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내분비학회 연례학술회의(ENDO 2026)》에서 GLP-1 계열 약물의 남성 생식 건강 관련 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18~65세 남성을 대상으로 GLP-1 약물과 다른 치료법 또는 위약을 비교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검토했다. 연구 기준을 충족한 총 5건의 임상시험을 토대로 연구진은 테스토스테론을 비롯한 고환 기능 관련 호르몬 변화와 함께 정자의 질, 체중, 혈당, 콜레스테롤, 전반적인 대사 건강 지표를 평가했다.

정자 형태 개선, 테스토스테론 증가…생식 건강에 긍정적 신호

분석 결과 GLP-1 계열 약물은 장기간 사용해도 남성 호르몬이나 성기능, 정자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오히려 생식 건강이 개선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24주간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한 연구에서는 정자의 형태가 개선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졌으며, 테스토스테론과 기타 호르몬 수치는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또 비만으로 인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았던 남성을 대상으로 한 16주간의 리라글루타이드 연구에서는 테스토스테론과 관련 호르몬 수치가 증가했으며, 건강 지표 역시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 단독 치료군보다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프라티바 나테쉬 박사는 “비만이면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남성에게는 체중과 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호르몬 수치를 자연스럽게 회복하고 생식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관찰된 생식 건강 개선 효과의 상당 부분이 체중 감량과 대사 건강 개선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체중이 줄어들면 테스토스테론을 비롯한 호르몬 기능이 향상될 수 있으며, GLP-1 약물이 염증과 대사 스트레스를 완화해 정자 생성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모든 남성에게 적용 어려워…생활습관 관리도 중요

다만 이번 연구에 포함된 임상시험은 대부분 체질량지수가 높은 남성을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결과를 모든 남성에게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연구진은 GLP-1 약물이 남성의 난임이나 성선기능저하증의 치료제로 검증된 것은 아니며, 보다 대규모의 정교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체중 감량 자체가 항상 생식 기능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아민 헤라티 비뇨기과 교수는 체지방이 급격히 감소하면 뇌가 이를 생식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로 인식해, 오히려 일시적으로 생식 기능을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남성 생식 건강을 위해서는 적정 체중 유지뿐 아니라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흡연 및 과도한 음주 줄이기, 초가공식품 섭취 제한 등의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뜨거운 욕조나 사우나처럼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는 습관도 정자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좋은 정자의 질과 건강한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남성의 장기적인 건강 상태를 반영한다”며 “대사 건강 개선은 체중 감량을 넘어 전반적인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GLP-1 비만 치료제가 남성 생식 능력을 높이나요?
A. 이번 연구에서는 GLP-1 계열 약물이 남성 호르몬이나 정자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일부 비만 남성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정자 관련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남성 난임 치료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Q2. 왜 비만 치료제가 정자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A. 연구진은 체중 감소와 대사 건강 개선이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체중이 줄면서 호르몬 기능이 개선되고, 염증과 대사 스트레스가 감소해 정자 생성 환경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Q3. 모든 남성이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요?
A. 아니다. 이번 연구는 주로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비만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따라서 정상 체중 남성이나 다른 집단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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