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에서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의 위험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30대 여성이 프로포폴로 의심되는 약물을 소지한 채 쓰러진 상태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4일 저녁 10시경 서초구 신논현역 인근 거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30대 여성 A씨와 관련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의 손에 들려 있던 쇼핑백 밖으로는 흰색 액체가 담긴 유리병 여러 개와 주사기가 쏟아져 나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자는 경찰에 “A씨가 쓰러지기 전 길에서도 비틀거리며 걷다가 주사기를 계속 몸에 꽂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피부과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실제 프로포폴을 투약했는지와 함께 의료 현장에서 사용하는 프로포폴을 어떻게 입수했는지, 근무 환경과의 연관성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병원에서 수면마취 등에 흔히 사용되는 프로포폴이 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관리되는지, 실제로 어느 정도의 의존성과 위험성을 지닌 약물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로포폴, 오남용 시 치명적 부작용 뒤따라
프로포폴은 흰색 액체 형태 때문에 ‘우유주사’라는 별명이 붙은 정맥주사용 전신마취제다. 내시경 검사, 수술, 성형·피부 시술 등에서 환자를 재우거나 깊은 진정 상태로 만들기 위해 사용된다. 투여 후 수십 초 안에 효과가 나타나고 회복도 비교적 빨라 의료 현장에서 널리 쓰인다.
다만 프로포폴은 오남용할 경우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이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프로포폴이 환자를 수면보다 더 깊은 진정·마취 상태로 빠르게 유도하는 약물이며, 투여 중에는 호흡과 혈압, 산소포화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과량 투여 시 호흡이 느려지거나 멈추는 ‘호흡 억제’가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저산소증과 심정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프로포폴의 가장 큰 위험성 중 하나는 ‘안전역(safety margin)’이 좁다는 점이다. 진정·마취 효과를 내는 용량과 호흡 억제, 혈압 저하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용량 사이의 간격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개인의 체중과 건강 상태, 다른 약물 복용 여부에 따라 예상보다 깊은 마취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특히 혼자 투약하거나 주변에 응급조치를 할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프로포폴 투여 후 편안함과 긴장 해소, 심리적 의존도 높일 수 있어
심리적 의존도가 높아지는 약물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 중 하나다. 일부 사람들은 프로포폴 투여 후 느낀 편안함과 몽롱한 행복감을 잊지 못해 약물을 반복적으로 찾기도 한다.
실제로 국내 유명 배우와 연예인들 가운데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은 사례도 여럿이다. 해외에서는 팝스타 마이클 잭슨이 불면증 치료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여받다가 급성 중독으로 사망하면서 프로포폴의 위험성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의료계에서는 프로포폴이 신체적 금단 증상이 강한 약물은 아니지만, 특정 감각을 다시 경험하려는 심리적 의존성이 상당한 약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중독 가능성과 치명적인 부작용 때문에 프로포폴은 국가가 엄격히 관리하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프로포폴의 오남용 위험을 고려해 2025년 2월 7일부터 의사와 치과의사의 프로포폴 자가 처방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