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9일 (목)

생각만으로 걷고 촉감까지 되찾나…서울대병원, 300억 ‘뇌-로봇’ BCI 임상 총괄

뇌 신호로 로봇을 움직이고 감각 되돌리는 기술…척수손상·뇌졸중 환자 회복 도전

양방향 뇌-로봇(Brain-to-Robot) 기술은 척추손상, 외상성 뇌손상, 뇌졸중,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각만으로 로봇 다리를 움직이고, 발바닥에 닿는 감각까지 다시 느낄 수 있는 시대가 현실에 한 걸음 더 다가왔다. 한국 연구팀이 끊어진 뇌와 신체의 신경 연결을 인공적으로 복원해 중추신경계 손상 환자의 운동과 감각 회복을 돕는 ‘양방향 뇌-로봇(Brain-to-Robot)’ 기술 개발에 나선다.

서울대병원은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의 플래그십 과제로 추진되는 ‘양방향 Brain-to-Robot 기술 연구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해 핵심 분야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칩 이식 임상을 총괄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국비 202억5000만원을 포함해 총 약 300억원이 투입된다. 척수손상, 외상성 뇌손상, 뇌졸중, 파킨슨병 등 기존 치료만으로 회복이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단순히 뇌 신호로 로봇을 움직이는 수준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환자의 뇌에 행동 의도를 읽는 ‘디코딩 전극’과 감각을 전달하는 ‘인코딩 전극’을 각각 이식, 뇌가 로봇을 움직이고 로봇이 받은 촉감과 압력 정보를 다시 뇌로 보내는 완전한 양방향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예를 들어 환자가 ‘걷고 싶다’고 생각하면 뇌 신호가 외골격 로봇으로 전달돼 다리를 움직이고, 발바닥이 바닥을 딛는 느낌이나 손끝의 촉감 정보가 다시 뇌로 전달돼 실제 감각처럼 인식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수십 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 안에 환자의 뇌로 다시 돌려보내는 완전한 양방향 폐루프(closed-loop) 구조를 완성하는 것이 이번 과제의 목표다. 

중추신경계 손상 장애 기능 복원을 위한 양방향 Brain-to-Robot 통합 아키텍처.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은 이번 사업에서 뇌-BCI 칩 이식 임상을 총괄한다.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팀은 고해상도 MRI, MRA, DTI, PET 영상을 통합 분석해 환자별 뇌 구조와 혈관 지도를 3차원으로 재구성하고, 운동·감각 피질에 초고밀도 전극을 1mm 이하 오차 범위로 삽입하는 정밀 수술 전략을 개발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에는 국내 산학연병이 대거 참여한다. 주관기관인 엔젤로보틱스는 전신형 외골격 로봇 개발을 맡고, DGIST와 엔사이드는 피질삽입형 전극을, KAIST는 체성감각 센서와 인공지능(AI) 신호처리를 담당한다. 외골격 로봇 임상은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해 강남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부산대병원이 공동 수행한다.

연구는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2026~2027년)에서는 고밀도 전극과 로봇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2단계(2028~2029년)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인체 임상에 착수한다. 마지막 3단계(2030~2032년)에는 뇌신경 인터페이스와 AI, 전동식 외골격 로봇을 하나로 통합한 조합형 의료기기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와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의료기기 개발을 넘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중대한 프로젝트”라며 “중추신경계 손상으로 운동 기능을 잃은 환자들이 다시 움직이고, 다시 느끼며, 독립적인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임상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KAIST 공경철 교수, DGIST 장경인 교수,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 세브란스병원 나동욱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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