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반년씩 기다리는 '꿈의 암 치료'…서울아산병원, 한국 최대 중입자센터 착공

2031년 가동 목표…중입자 치료기 3대 도입해 암 환자 치료 기회 확대

서울아산병원에 중입자 치료센터가 들어선다. 한국에선 세 번째이자, 최대 규모의 중입자 치료 시설이 될 전망이다. 사진은 2031년 완공 예정인 서울아산병원 중입자치료센터 조감도. 사진=서울아산병원

최신 암 치료방법인 중입자 치료기가 서울아산병원에 들어선다. 한국 최대 규모의 중입자치료센터도 함께 건설된다.

중입자 치료는 일명 ‘꿈의 암 치료’라 불린다.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암세포를 죽이는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정상 세포가 아닌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타격하기 때문이다.

암환자 희망으로 떠오른 꿈의 치료

중입자 치료는 탄소 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중입자 빔으로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빔은 몸 속을 통과할 때는 에너지를 거의 내지 않다가, 암세포에 도달하는 순간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내고 사라진다.

양성자 치료에 사용되는 양성자보다 중입자 치료에 쓰이는 탄소 이온은 약 12배 무거워 더 강한 세포 파괴력을 가진다.

치료 기간도 짧아진다. 통상 암환자의 방사선 치료는 30회 이상 진행된다. 반면 중입자 치료기는 평균 12회만에 치료를 마친다. 초기 폐암 환자는 한 번 만에 암세포를 제거할 수도 있다.

또 일반적인 항암 치료나 방사선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나 암이 재발한 환자에게도 효과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세브란스병원은 2023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했다. 건강 보험 적용이 어려운 비급여 진료라 비용 부담이 크지만, 대기 환자가 줄을 잇는다. 반년 넘게 대기해야 치료를 받을 수 있을 정도다.

서울대병원도 2027년 하반기 운영을 목표로 부산 기장군에 중입자치료센터를 짓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 들어서는 치료센터는 2031년 완공 예정이다.

서울아산병원, 한국 최대 규모 치료 센터 착공

한국 최대 암 치료 시설 중 하나인 서울아산병원에 중입자 치료기가 들어서는 것은 의료계에서 갖는 의미가 크다.

서울아산병원은 연간 106만 명의 암환자를 치료한다. 한국 암환자 8명 중 1명은 이곳에서 치료를 받는다.

중입자치료센터 역시 역대 최대 규모로 조성된다. 연면적 1만2000여 평에 지하 3층·지상 9층 건물이 지어진다. 지하 부지에는 중입자 치료기 3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11일 서울아산병원 중입자치료센터 착공식에서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중입자치료기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장자원 기자

암 치료 분야에서 한국 상급종합병원들의 선의의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아산병원 측은 최신 사양의 기기를 사용해 차별화를 꾀한다.

우선 서울아산병원이 도입하는 치료기는 기존 치료기보다 중입자 빔을 쬐는 범위가 넓다. 시간당 방사선 양도 훨씬 많아 단시간에 넓은 부위를 치료 가능하다. 

탄소 뿐만 아니라 헬륨, 네온, 산소 등 상황에 맞게 다양한 입자를 활용하는 장비도 보유했다. 어린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병원 측은 기대하고 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11일 착공식에서 “요즘에는 무의촌(의사가 없는 지역)이 거의 사라졌지만, 여전히 병이 낫지 않아 고생하는 환자들은 여전히 너무 많다”면서 “새로운 치료 기회를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중입자 치료기로 희망을 전하는 것이 선친(정주영 설립자)의 뜻을 이어가는 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일 병원장은 “암환자들의 치료 성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병원의 경쟁력 역시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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