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아이가 연고 등 약물에 쉽게 손 대거나 먹지 않도록 보호자의 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집에 있던 연고를 먹었다가 독성 반응으로 의식을 상실했던 이란의 한 여아 사례가 저널에 공개됐다.
이란의과학대학교 피루자바디 임상연구개발센터 의료진은 14개월 여아가 녹내장 약으로 쓰이는 브리모니딘 연고를 삼킨 후 의식 소실이 발생한 사례를 《임상증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에 최근 발표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여아는 집에 있던 연고를 실수로 삼키고 의식이 흐릿해져 응급실로 이송됐다. 부모는 연고가 아이 손에 닿는 곳에 놓여 있었다고 했다. 아이는 연고를 삼킨 이후 졸려 하고, 자신의 움직임을 조절하지 못해 비틀거리거나 동작이 어색해지는 증상을 보였다고 부모는 설명했다.
의료진은 아이에게 약물 독성으로 인한 중추신경계 억제를 진단했다. 이에 응급해독제 '날록손'을 정맥 투여하자 10분 이내에 의식이 호전됐다. 하지만 아이의 동공은 계속 수축된 상태였다. 24시간 모니터링을 위해 소아중환자실(PICU)에 입원했고, 정맥 수액 투여와 지속적인 관찰을 포함한 보조 치료를 시행했다. 날록손 주입은 24시간 동안 유지한 후 점진적으로 중단했다. 주입 종료 후 여아를 24시간 더 관찰한 뒤, 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안정된 상태를 확인해 입원 3일째 퇴원했다.
아이가 먹은 연고는 브리모니딘이었다. 안압을 낮춰 녹내장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약이다. 의료진은 "이 약은 지용성이라서 혈뇌장벽을 쉽게 통과한다"며 "과다 복용하면 중독 증상이 나타나 동공 축소, 저체온증, 어지럼증, 졸음, 혼수, 무호흡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어린이는 특히 피부가 얇고 체중 대비 표면적이 넓어 국소 약물의 전신 흡수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취약하다"며 "혈뇌장벽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고 혈액량도 적어 적은 용량으로도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의약품은 안전하고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보호자 역시 안전한 보관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는 게 좋다. 약 사용 직후 뚜껑을 닫아 아이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이나 잠금장치가 있는 보관함에 넣어야 한다.
한편, 브리모니딘은 우리나라에서는 점안액 형태로 처방된다. 이밖에 국내 가정에서도 흔히 쓰는 국소마취제 성분 연고·크림, 무좀약·습진약, 파스류, 벌레 물림약, 소염진통 성분 외용제 등도 피부에 바를 때는 비교적 안전하게 쓰이지만, 어린이가 삼키면 전신으로 흡수돼 졸림, 구토, 어지럼, 호흡 이상, 경련, 심장박동 이상 같은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리도카인 같은 국소마취제, 살리실산·소염진통 성분, 멘톨·캄파 성분이 든 제품은 소아가 많이 먹었을 때 위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가 외용제를 삼킨 것이 의심되거나 갑자기 졸려 하고 비틀거리거나 호흡이 이상해지면 억지로 토하게 하지 말고 즉시 응급실이나 119에 도움을 요청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