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칼럼(*)에서 보듯 사람의 입, 턱관절, 치아 등 구강 구조는 육식이나 잡식동물이 아닌 채식동물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우리 소화기관은 어떨까?
(*)참고=“우리 입과 턱, 치아는 오늘 무엇을 먹으라 말하는가?”(코메디닷컴 2026년 6월 4일) https://kormedi.com/2821745/
1. 침
초식동물의 침샘은 육식동물보다 훨씬 더 크고 잘 발달해 있다. 왜냐하면 식물을 음식으로 하기에 오래 씹어야 하고, 음식물이 침과 섞여 부드러워진 후에 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초식동물의 침은 양이 많고 묽은(serous) 반면, 육식동물의 침은 상대적으로 양은 적으나 끈적끈적(mucous)해서 별로 씹지도 않고 덩어리로 삼킨 먹이를 목구멍으로 잘 넘긴다. 인간의 침샘도 초식동물처럼 크고, 침은 묽다 [1].
초식동물과 인간의 침에는 탄수화물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를 포함하고 있어, 입안에서 음식을 꼼꼼하게 씹고 침과 섞어, 식물에 많이 들어있는 복합 탄수화물의 소화를 돕는다. 육식동물과 잡식동물의 음식에는 탄수화물이 거의 없어, 침에 아밀라아제가 없고, 음식을 침과 섞을 필요가 없기에 대충 씹은 후 통째로 삼킨다 [2].
2. 위, 소장
육식동물과 잡식동물은 먹이를 덩어리로 삼키기에 위의 크기가 소화관 전체 용량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이들은 잡은 동물을 먹을 때, 빨리 그리고 한 번에 가능한 많은 고기를 배불리 섭취하고 나중에 쉬는 동안 천천히 소화할 수 있게 되어있다. 예를 들어 사자들은 대개 3~4일에 한 번씩 먹을 것을 잡아서 배가 부르도록 먹는다 [3].
초식동물과 인간은 많이 씹어서 부드럽게 된 음식만을 삼킬 수 있기에 위의 크기가 소화관 전체 용량의 30% 정도로 작다. 식도는 좁아서 소량의 음식을 내리기에 적합하기에, 빨리 먹거나, 많은 양의 음식을 삼키려거나, 잘 씹히지 않는 음식(고기가 가장 흔한 원인)을 삼키는 경우 질식을 초래하기도 한다.
육식동물의 위산은 pH가 1~2로 매우 강한 산성이다. 식후에도 잡아먹은 동물의 뼈나 근육을 녹일 정도로 위 산도가 pH 1~2로 강하게 유지되어 고기 소화를 잘하고, 쉽게 부패하는 육류에서 흔히 발견되는 위험한 박테리아를 잘 죽인다 [14].
반면 초식동물의 위 산도는 pH 4~5 정도로 고기를 잘 분해하지 못한다. 특히 사람의 위 산도는 공복시 pH 1.5~3.5 정도지만 식후에는 pH 4~5 정도로 낮아져 고기를 쉽게 분해하지 못하고, 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참고로 pH 1과 pH 2의 위산도 차이는 2배가 아니라 10배다) [15, 16, 17]
고기는 육식동물에겐 상대적으로 쉽게 소화되기 때문에 소장의 길이가 짧아 몸길이의 약 3~6배 정도이다. 고기는 장 속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독소와 부패 물질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육식동물은 고기를 먹고 빨리 변으로 배출해야 한다.
초식동물은 다양한 식물로부터 영양분을 흡수하는데, 소화가 잘되지 않는 섬유질로 인해 시간이 오래 걸려 소장 길이가 몸길이의 10~12배로 육식동물보다 훨씬 더 길고 정교하다. 그래서 인간의 소장 길이는 육식동물보다 길고, 초식성 식단을 섭취하는 유인원과 유사하다 (*인간 7.5~9m, 유인원 6~9m). 인간 소장의 해부학적 구조는 육식동물보다 초식동물과 훨씬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8, 9].
3. 대장
대장은 소장에서 넘어온 소화되고 남은 음식 찌꺼기에서 수분을 흡수해서 고형성분의 변을 만들어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육식동물의 대장은 원통 모양(cylindrical)이고 간단하며 길이가 짧아, 오직 물과 소금을 흡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있을 뿐이다.
인간의 대장은 초식동물 특유의 주머니 구조(sacculated)를 보여주며 넓고 길이가 길어 물과 전해질 흡수, 비타민 생산 및 흡수, 섬유질을 분해하여 상당량의 에너지(단쇄 지방산)도 생산하는, 고도로 특화된 기관이다 [10, 11].
4. 그 외 사항
육식동물과 잡식동물은 길고 구부러진 날카롭고 강력한 손발톱(claw)을 가지고 있어 다른 동물을 사냥하기 좋게 되어있지만, 초식동물과 인간의 손발톱(nail)은 납작하고 뭉툭하여 과일이나 채소를 채집해서 먹기 좋게 생겨있다.
몸에서 생긴 열을 제거하는 메커니즘도 다르다. 육식동물과 잡식동물의 피부에는 땀샘이 없어 혀를 내밀고, 얕고 빠른 호흡으로 헐떡이며(panting) 혀의 수분을 증발시켜 체온을 낮춘다. 더운 날 뛰어다니다 혀를 기다랗게 내밀며 열을 식히는 개들이 그러하다.
반면 초식동물은 온몸의 피부에 존재하는 땀샘에서 땀을 흘리며(sweating) 체온을 낮춘다. 운동 후 땀에 젖은 옷을 입고 쉬고 있는 사람을 보면 인간이 초식동물에 가깝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12].
침팬지는 유전학적으로 사람과 가장 유사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침팬지의 유전자와 인간의 유전자는 약 98% 일치한다 [13, 14].
침팬지도 잡식동물로 분류되어 있지만, 사실은 과일을 주로 먹고 나뭇잎, 꽃, 각종 열매 등을 먹는다. 곤충과 고기도 가끔 먹지만 비율로 계산하면 약 2% 정도에 불과하다 [15].
결론적으로 인간의 구강 및 위장관 구조는 초식동물과 매우 흡사하다. 곰이나 개와 같은 잡식동물에서 발견되는 혼합된 구조적 특징을 보여주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은 동물성 식품이 아닌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도록 만들어졌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16].
인간의 소화기관은 채식이 적합하기에, 육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질환은 육식 자체가 인간의 몸 구조와 맞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좀 더 자세한 사항을 알기 원하시는 분은 아래 도표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해부학적으로 초식동물에 가까운 인류가 왜 육식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는 다음 글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원래부터 인간은 잡식동물이 아니었다.
송무호 의학박사, 정형외과·생활습관의학 전문의

참고문헌
1. A Tucker, I Miletich. Salivary glands: development, adaptations and disease. Vol. 14. Karger Medical and Scientific Publishers, 2010.
2. C Boehlke, O Zierau, C Hannig. Salivary amylase – The enzyme of unspecialized euryphagous animals. Archives of Oral Biology 2015;8(60):1162-1176.
3. Wikipedia https://ko.wikipedia.org/wiki/%EC%82%AC%EC%9E%90
4. Dr. Bill's Pet Nutrition https://drbillspetnutrition.com/carnivores-omnivores-herbivores/?srsltid=AfmBOorMPzrEzXyaJFB_CNg1G57xwauvdt42RZ5cwPgBA2z5n4BUDmTk
5.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Gastric_acid
6. HP Simonian, L Vo, S Doma, et al. Regional postprandial differences in pH within the stomach and gastroesophageal junction. 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 2005;50:2276-2285.
7. A Hila, H Bouali, S Xue, et al. Postprandial Stomach Contents Have Multiple Acid Layers. Journal of Clinical Gastroenterology 2006;40(7):612-617.
8. T. Colin Campbell Center for Nutrition Studies https://nutritionstudies.org/are-humans-herbivores-or-omnivores/
9. Liv hospital https://int.livhospital.com/how-long-are-human-intestines-surprising-facts/
10. DJ Chivers, CM Hladik. Morphology of the gastrointestinal tract in primates: comparisons with other mammals in relation to diet. Journal of Morphology 1980;166(3):337–386.
11. TT Kararli. Comparison of the gastrointestinal anatomy, physiology, and biochemistry of humans and commonly used laboratory animals. Biopharmaceutics & drug disposition 1995;16(5):351–380.
12. Viva https://viva.org.uk/health/physiology-vegan/
13. H Kaessmann, S Paabo. The genetical history of humans and the great apes. J intern Med 2002;251:1-18.
14. K Wong. The 1 percent difference. Genome comparisons reveal the DNA that distinguishes Homo sapiens from its kin. Sci Am 2014;311(3):100.)
15. All about wildlife http://www.allaboutwildlife.com/what-do-chimps-eat
16. Vancouver Sun https://vancouversun.com/opinion/opinion-humans-are-designed-to-eat-plan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