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9년 만에 어렵게 임신에 성공해 갖게 된 쌍둥이였다.
태명은 ‘티키타카.’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두 아이가 무사히 세상에 나와 서로 잘 지내길 바라며 지은 이름이었다.
하지만 임신 15주 무렵, 갑작스럽게 양수가 터졌다.
집 근처 산부인과로 달려가자 응급상황을 인지한 병원은 재빨리 서울성모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로 환자를 이송했다. 검사 결과 자궁경부가 열려 있었고, 결국 첫째 태아는 유산으로 먼저 떠나보내야 했다.
남아 있는 태아를 지키기 위해 의료진은 발 빠르게 대처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의료진이 산모가 30대 후반 고령이라는 점과 여러 임상 상황을 고려하며 산모와 태아 상태를 관찰한 끝에, 지난달 19일 새벽 건강한 여아가 자연분만으로 무사히 태어날 수 있었다”고 8일 밝혔다.
의료진은 첫째 분만 직후 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하고, 자궁수축 억제 치료와 항생제 치료 등 집중 관리를 시작했다. 이후 자궁수축과 감염 징후, 출혈 여부, 태아 상태 등을 확인하며 임신 주수를 최대한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남겨진 태아의 임신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세밀한 관리가 필요한 과정이었다.
산모의 주치의인 고현선 서울성모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 산모태아부센터장은 “보통 양막 파수와 유산이 발생한 뒤엔 수일 내 추가 분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초기엔 하루하루가 매일 긴장되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산모는 임신 주수가 진행되면서 안정기에 접어들어 외래 추적 진료로 전환했다가, 임신 37주에 자궁경부봉합사를 제거한 직후 자궁경부 개대와 양수 누출 소견이 관찰되어 다시 입원했다. 의료진은 산모의 연령 등을 고려해 산모와 태아 상태를 면밀히 관찰했고, 이후 무사히 둘째 분만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처럼 쌍둥이 임신 중 태아 한 명이 불가피하게 먼저 분만된 뒤 남아 있는 태아를 자궁 내 유지해 임신 주수를 연장하는 치료를 ‘지연 간격 분만’이라고 한다. 이는 감염이나 조기 진통, 출혈 등 합병증 위험이 있어 고위험 산모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에서 의료진의 집중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고난도 치료이다.
서울성모병원 측은 “이번 사례는 첫째를 유산한 뒤 15주 3일(152일)만에 지연 간격 분만이 성공한 사례로, 국내 최장 지연 기간”이라고 말했다. 그간 연구에서 보고된 사례에 따르면 최장 지연 간격일은 해외가 153일, 국내는 128일로 보고된다.
고현선 교수는 “긴 시간 힘든 과정을 견뎌낸 산모와 아기, 가족에게 감사와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며 “앞으로도 서울성모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는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전문 진료 체계를 바탕으로 안전한 출산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산모는 “고위험 산모 병동 의사와 간호사 선생님들 덕분에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며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고위험 산모들도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