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도수치료인데도 병원마다 진료비가 크게 달랐던 구조가 오는 7월부터 바뀐다. 정부가 도수치료 가격과 횟수 기준을 정하고 물리·재활치료를 먼저 받도록 하는 관리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4일 제1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도수치료 관리급여 수가 및 급여 기준안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도수치료는 복지부가 지난해 12월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 온열치료와 함께 관리급여 대상으로 선정한 비급여 항목이다. 관리급여는 과잉 이용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에 건강보험 재정을 일부 투입해 가격과 이용 기준을 관리하는 제도다. 이번에 관리급여로 전환되는 도수치료의 본인부담률은 95%이다.
관리급여는 일반 건강보험 급여와 성격이 다르다. 일반 급여가 환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제도라면, 관리급여는 과잉 이용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을 관리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 때문에 환자가 진료비의 대부분을 부담하며, 정부는 가격과 이용 기준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도수치료 가격·횟수 기준 생긴다
건정심 결정에 따라 7월 1일부터 도수치료 관리급여 수가는 30분 기준 1회 4만3850원으로 정해진다. 이에 따라 환자는 약 4만2000원을 부담하고 건강보험은 약 2000원을 부담한다.
치료 횟수는 치료 부위와 관계없이 주 2회, 연간 총 15회까지 받을 수 있다. 다만 의학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 9회를 인정받아 연간 최대 24회까지 가능하다.
왜 정부가 도수치료를 관리하나
환자들이 체감할 변화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도수치료는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으로 병원마다 가격 차이가 컸다. 같은 치료라도 의료기관에 따라 진료비가 수배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있었고, 실손보험과 결합되면서 과잉 진료 논란도 이어졌다.
이번 조치로 가격과 횟수 기준이 정해지면서 환자는 치료비를 예측하기 쉬워지고 의료기관 간 가격 편차도 줄어들 전망이다.
앞으로는 목이나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더라도 곧바로 도수치료부터 받기 어려워진다.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기본 물리치료나 단순 재활치료를 먼저 시행해야 하며, 이후 도수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만 추가로 실시할 수 있다.
복지부가 이런 기준을 마련한 배경에는 실손보험과 연계된 과잉 진료 및 과잉 이용 문제가 있다. 환자 본인 부담이 크지 않은 점을 이용해 고가 도수치료를 반복적으로 권유하거나 장기간 시행하는 사례가 늘면서 보험금 지급 규모가 커졌고, 이는 결국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과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가격과 횟수 기준을 명확히 해 환자의 불필요한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실손보험 재정 건전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손보험 가입자 입장에서는 과잉 진료와 과잉 이용에 따른 보험료 인상 요인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의미도 있다.
도수치료는 의사 또는 물리치료사가 척추와 관절 등을 손으로 직접 자극해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을 돕는 치료다.
다만 전문가들은 운동치료나 재활치료와 병행할 때 효과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국가의 진료지침에서도 허리·목 통증 환자에게는 운동치료와 재활치료를 우선 권고하고, 도수치료는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건정심의 이번 결정으로 환자들은 앞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곧바로 고가 도수치료를 권유받기보다 물리치료와 운동·재활치료를 먼저 받은 뒤 필요한 경우에만 도수치료를 받는 방향으로 진료 흐름이 바뀌게 된다.
복지부는 도수치료 급여 기준의 평가 주기를 3년으로 정하고 향후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세부 기준을 보완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도수치료를 시작으로 비급여 적정 관리체계를 단계적으로 강화해 국민 의료비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