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이나 미세먼지뿐 아니라, 기상 변화도 편두통 환자들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신시내티대,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 등 공동 연구팀은 미국 북동부 지역의 기상 데이터와 편두통 환자들의 일지를 연계해 정밀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두통 데이터를 국립기후데이터센터의 일일 기상 데이터와 연결해 3일 간격으로 정리된 4년간의 기상 패턴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여러 기상 변수를 조합해 분석해 전선 통과 등의 특정 날씨 패턴이 두통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최초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편두통 위험을 크게 높이는 구체적인 기상 패턴은 두 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첫째는 사계절 내내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강수량을 동반하는 한랭전선(저기압 시스템)이다. 둘째는 미국 동부 지역의 여름철 날씨를 지배하는 고기압 시스템인 ‘버뮤다 고기압’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편두통 예방 치료제인 주사약 프레마네주맙(상품명 아조비)의 효과도 함께 검증됐다. 위험한 기상 조건 속에서도, 프레마네주맙으로 최소 6개월 이상 치료 받은 환자는 이 주사약을 투약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두통의 신규 발병율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연구팀은 약물 투여 1개월 만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두통 예방약이 날씨로 인한 두통 위험을 사실상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Weathering the Storm: Fremanezumab Reduces Weather-Associated Headaches in the Northeast United States)는 최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두통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됐으며, 미국과학진흥협회 포털 ‘유레카얼럿’이 소개했다.
한국 편두통 환자도 예외 없다. 이 연구 결과는 한국의 고유한 사계절 기상 패턴과 기압 배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두 가지 핵심 기상 패턴인 ‘강수량을 동반한 저기압·한랭전선’과 ‘여름철 대형 고기압’은 한국에서도 편두통 환자들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는 대표적인 날씨 조건이다. 미국의 기상 요인과 한국의 날씨 패턴을 1대1로 매치해 다음과 같이 그 원인을 쉽게 풀 수 있다.
◇미국의 강수량 동반한 사계절 한랭전선 저기압 = 한국의 ‘기압골과 이동성 저기압’
사계절 내내 두통 위험을 높인다는, 강수량을 동반한 한랭전선(저기압 시스템)은 한국의 봄, 가을, 겨울철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기압골 및 이동성 저기압 통과 현상’과 정확히 일치한다. 한반도는 중위도 편서풍 지대에 위치해 있다. 서쪽에서 발달한 저기압과 전선이 보통 3~4일 주기로 통과한다. 비나 눈이 오기 직전에 저기압이 다가오면 대기압(외부 압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대기압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몸 안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뇌혈관이 확장되고, 이 때문에 주변 신경 조직이 압박을 받아 지끈거리는 기압성 두통을 일으킨다. 이 현상이 극대화되는 시기는 한국 특유의 장마철과 태풍 상륙 시기다.
◇미국의 버뮤다 고기압 = 한국의 ‘북태평양 고기압’
미국 동부의 여름 날씨를 지배하며 두통을 일으키는 버뮤다 고기압은 한국의 여름을 찜통으로 만드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1대1로 대응된다. 기상학적으로 두 고기압은 대양의 아열대 지역에서 발달하는 아열대 고기압이다. 기온과 습도가 모두 매우 높은 고온다습한 성질이 똑같다. 7~8월 한반도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에 들어가면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가 지속된다. 고온다습한 환경은 체온 조절을 방해하고 땀 배출을 늘려 몸속 수분을 빼앗는다. 작은 탈수 상태가 되면 혈류량이 줄고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편두통 발작이 쉽게 일어난다.
[자주 묻는 질문]
Q1. 날씨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것도 병인가요?
A1. 네, ‘기상병(Meteoropathy)’이라고 부릅니다. 기온, 기압, 습도 등 기상 요소가 바뀔 때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자율신경계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평소 편두통을 앓는 환자는 일반인보다 신경계가 훨씬 민감하기 때문에 이런 기후 변화에 통증으로 격렬히 반응합니다.
Q2. 편두통은 일반 두통과 어떻게 다른가요?
A2. 단순히 머리가 아픈 긴장성 두통과 달리, 편두통은 주로 머리 한쪽에서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듯한 욱신거림(맥박성 통증)이 나타납니다. 통증이 시작되면 길게는 수일간 지속되며, 속이 메스껍거나 토할 것 같은 구역질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빛이나 소리에 극도로 민감해져 밝은 곳이나 시끄러운 곳에 가면 통증이 심해집니다.
Q3. 편두통 환자는 얼마나 많으며, 주로 누구에게 생기나요?
A3. 편두통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0~15%가 겪는 매우 흔한 병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보면 국내에서도 매년 수십만 명이 편두통으로 병원을 찾습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약 2~3배 더 많이 발생하며, 이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분비 변화가 뇌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주요 발병 연령대는 사회활동이 가장 활발한 20~50대입니다.
Q4. 기상 변화로 인한 두통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4. 날씨 자체를 바꿀 수는 없으므로 신체 자극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저기압이나 장마철에는 실내 습도를 50~60%로 조절하고, 여름철 폭염에는 하루 2리터 이상의 물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막아야 합니다. 통증 일기를 작성해 어떤 날씨에 유독 머리가 아픈지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만약 날씨에 따른 두통 주기가 잦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편두통 발생 자체를 차단하는 뇌 신경계 예방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