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과 신장에 비정상 단백질이 쌓여 장기 기능을 떨어뜨리는 희귀 혈액질환 '경쇄 아밀로이드증' 환자들의 치료 문턱이 낮아졌다.
한국얀센은 다잘렉스 피하주사(성분명 다라투무맙)와 보르테조밉, 시클로포스파미드, 덱사메타손을 함께 쓰는 4제 병용요법(DVCd 요법)이 6월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게 됐다고 4일 밝혔다. 급여 대상은 다발골수종 관련 증상이 없는 신규 진단 경쇄 아밀로이드증 환자다.
경쇄 아밀로이드증은 골수 속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인 면역글로불린 경쇄를 만들면서 생기는 희귀질환이다. 이 단백질이 심장, 신장, 간, 신경 등에 쌓이면 장기 기능이 점차 떨어진다. 초기에는 피로, 숨참, 부종, 체중 감소처럼 흔한 증상으로 나타나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치료가 늦어지면 심장과 신장 손상이 진행돼 예후가 나빠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질환을 빨리 의심하고 진단 직후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급여 적용에 따라 골용해성 뼈 질환, 형질세포종, 골수 내 형질세포 60% 이상, 고칼슘혈증 등 다발골수종 관련 증상이 없는 새로 진단된 경쇄 아밀로이드증 환자는 DVCd 요법을 1차 치료로 사용할 때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투여 기간은 총 24주기다. 7주기부터는 다잘렉스 피하주사를 단독 투여한다.
치료 효과는 글로벌 3상 임상시험 'ANDROMEDA' 연구에서 확인됐다. 중앙값 11.4개월 추적 결과 DVCd 요법의 혈액학적 완전반응률은 53.3%로, 기존 VCd 요법의 18.1%보다 높았다. 혈액학적 완전반응은 질환을 일으키는 비정상 경쇄가 혈액에서 충분히 줄어든 상태를 의미한다.
장기 기능 회복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6개월 시점 평가에서 DVCd 요법의 심장 반응률은 41.5%, 신장 반응률은 53.0%였다. VCd 요법군은 각각 22.2%, 23.9%였다.
장기 추적 결과도 긍정적이었다. 18개월 시점 분석에서 DVCd 요법은 VCd 요법보다 심장과 신장 반응률이 높았다. 5년 추적 관찰에서는 혈액학적 완전반응률이 59.5%로 VCd 요법군의 19.2%를 크게 웃돌았다.
경쇄 아밀로이드증은 환자 수가 많지 않은 희귀질환이다. 그럼에도 건강보험이 비용을 부담하기로 결정한 것은 해당 치료의 임상적 필요성과 치료 가치를 인정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김기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경쇄 아밀로이드증은 희귀질환인 데다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심장이나 신장 기능이 상당히 손상된 뒤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급여 적용은 국내 치료 선택지를 넓히고 환자 생존율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얀센에 따르면 다잘렉스 피하주사를 포함한 DVCd 요법은 경쇄 아밀로이드증 분야에서 국내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하게 허가된 치료요법이다.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고 한국에서는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급여 적용으로 환자들의 비용 부담을 덜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