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모기 잡겠다며 3200만 마리 푼다…구글의 실험, 정말 괜찮을까

모기 죽이는 대신 번식 막는다…감염병 줄이려는 '수컷 모기' 실험

'볼바키아(Wolbachia)'라는 세균에 감염된 수컷 모기를 대량으로 풀겠다는 구글의 방역 실험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기를 없애겠다며 모기를 더 푼다.

구글은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최대 3200만 마리의 수컷 모기를 방사하는 실험 허가를 신청했다.

상식과 반대되는 이 실험의 목표는 의외로 단순하다. 모기가 옮기는 감염병을 줄여보자는 것이다.

모기 죽이는 대신 번식 막기

이번 실험의 핵심은 '볼바키아(Wolbachia)'라는 세균이다.

볼바키아는 곤충 몸속에서 발견된다. 이 세균에 감염된 수컷 모기는 암컷과 짝짓기를 해도 알이 부화하지 않는다.

암컷 모기가 사람을 문다. 방사되는 모기는 수컷이다. 이를 반복하면 특정 지역의 모기 수를 줄일 수 있다.

이번 실험은 유전자를 조작한 모기를 푸는 실험과도 다르다. 볼바키아의 특성을 이용해 번식만 차단한다.

살충제의 한계 극복 위한 실험

이런 시도가 등장한 배경에는 기존 방역 방식의 한계가 있다.

한국도 여름철이면 모기약과 기피제 판매 경쟁이 벌어지지만 모기 문제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살충제 내성은 늘고 있고, 기후변화로 모기가 활동하는 시기 역시 길어지는 추세다.

구글은 대규모 살충제 살포보다 모기 수 자체를 줄이는 방법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험 대상은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를 옮기는 집모기 계열이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은 대부분 가볍게 지나가지만 일부는 뇌염이나 수막염 같은 중증 신경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구글이 노리는 것은 단순한 모기 방사가 아니다. 수컷 모기를 대량 생산하고 암수를 자동으로 구분하며, 어느 지역에 얼마나 풀지 데이터로 계산하는 기술도 함께 시험하고 있다.

효과 확인됐지만 논쟁 여전

구글은 이미 비슷한 실험에서 효과를 확인했다.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 프레즈노 지역 실험에서 성수기 암컷 모기 수가 95%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비슷한 방식으로 뎅기열을 줄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싱가포르 등에서는 모기 수 감소와 함께 감염병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보고됐다.

다만 논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일부 주민들은 수백만 마리의 곤충을 방사하는 것 자체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또 모기 수를 크게 줄였을 때 지역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에 대한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수천만 마리의 모기를 푸는 장면은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실험의 목표는 모기 박멸 자체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수컷 모기를 얼마나 풀었느냐가 아니라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같은 감염병을 실제로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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