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 신약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를 최대 2조 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소네페글루타이드에는 과거 사노피와 얀센이 도입했다가 반환한 바 있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한때 반환 이력이 있던 후보물질들에 적용된 플랫폼 기술이 다시 글로벌 빅파마의 선택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2(GLP-2) 기반 신약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과 제조·상업화를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총 계약규모는 12억6000만 달러(약 1조8973억 원)로 선급금 7500만 달러(약 1129억 원)와 임상 개발과 규제 승인, 상업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마일스톤(기술료)으로 최대 11억8500만 달러(약 1조7844억 원)를 수령할 수 있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매출에 따라 별도의 로열티를 받게 된다.
소네페글루타이드는 단장증후군 치료제다. 단장증후군은 전체 소장의 60% 이상이 소실돼 음식물과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인구 100만 명당 1명 이내로 있는 드문 소화기 질환이다. 성인은 크론병이나 장 괴사, 장폐색 등으로 소장을 잘라낼 때 해당될 수 있다.
단장증후군 환자는 음식만으로 충분한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해 영양분을 혈관으로 직접 공급하는 정맥영양요법(PN)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GLP-2 약물은 장의 흡수 기능을 높여 이러한 PN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용된다.
현재 단장증후군 치료제는 일본 다케다제약의 테두글루타이드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다만, 1일 1회 투여하는 방식이어서 환자의 불편이 적지 않은데, 소네페글루타이드는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월 1회 투여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체내 반감기를 늘려 약효 지속시간을 연장하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이다. 투여 횟수가 줄면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2015년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GLP-1 계열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사노피에 최대 5조 원 규모로 기술이전했으나, 2020년 개발 권리가 반환됐다.
또 다른 랩스커버리 적용 후보물질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도 2015년 비만·당뇨 치료제로 얀센에 기술이전됐으나 2019년 반환됐다. 다만,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한미약품이 적응증을 MASH로 전환해 개발을 이어갔고, 2020년 미국 머크(MSD)에 기술이전된 바 있다.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기술이전 성공으로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 기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해당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5개의 후보물질에 대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현재 진행 중인 단장증후군 글로벌 임상 2상을 완료 시점까지 수행할 예정이며, 릴리는 소네페글루타이드의 향후 추가 임상 시험을 추진할 예정이다.
릴리는 이번 계약으로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 제조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릴리는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와 당뇨병치료제 마운자로로 GLP 계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을 통해 장질환 분야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