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집중력만의 문제 아니다... 성인 ADHD 환자 절반 이상 성격장애 동반

절반 이상이 성격장애 동반…ADHD 넘어 정서·대인관계 문제까지 살펴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성인은 성격장애를 함께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성인은 성격장애를 함께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전문 진료기관을 찾은 성인 ADHD 환자의 절반 이상이 최소 1개 이상의 성격장애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ADHD를 단순히 집중력이나 충동성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정서 및 대인관계 문제를 포함한 보다 폭넓은 정신건강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장애다. 주로 아동기에 시작되지만 상당수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이어진다. 나이가 들면서 과잉행동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주의력 저하와 감정 조절의 어려움은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성인 ADHD 환자들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뿐 아니라 성격장애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함께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성격장애는 사고방식과 감정, 행동 패턴이 장기간에 걸쳐 경직된 형태로 나타나며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연구를 이끈 아일랜드 더블린대 디미트리오스 아다미스 교수는 "성인 ADHD는 단독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드물며, 많은 환자가 정서적 불안정성과 대인관계 문제를 동시에 경험한다"며 "ADHD와 성격장애의 공존 정도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연구진은 총 2120명을 대상으로 한 11개 연구를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전문 진료기관을 찾은 성인 ADHD 환자의 57%가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성격장애를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하게 나타난 유형은 수동공격성 성격장애(25%·현재는 정식 성격장애 진단으로 분류되지 않음)였으며, 회피성 성격장애(23%)와 경계선 성격장애(22%)가 뒤를 이었다. 타인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무시하는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약 18%, 타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특징을 보이는 의존성 성격장애는 약 15%에서 관찰됐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와 강박성 성격장애 역시 일반 인구보다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특히 회피성 성격장애의 경우 일반 인구에서는 약 1.5~2.5% 수준이지만 ADHD 성인에서는 23%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반 인구 대비 최대 10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타인에 대한 불신과 의심이 강한 편집성 성격장애도 약 12%에서 관찰됐으며, 심한 사회적 불안과 기이한 사고 특성을 보이는 조현형 성격장애는 약 8%, 대인관계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은 조현성 성격장애는 약 6% 수준으로 집계됐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수치를 모든 ADHD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연구마다 진단 도구와 평가 방식, 연구 대상이 크게 달라 결과 편차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ADHD의 충동성이나 정서조절 어려움 같은 핵심 증상과 일부 성격장애 특성 사이에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진단에 사용된 평가 도구와 임상 환경에 따라 성격장애 동반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기보고식 설문을 사용한 연구에서는 성격장애 유병률이 높게 나타난 반면, 구조화된 임상 면담을 실시한 연구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가 보고됐다. 또한 ADHD 전문 클리닉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성격장애 동반율이 더 높게 나타났으며, 대학생이나 교정시설 수감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연구진은 높은 동반율이 반드시 여러 성격장애를 동시에 갖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ADHD 증상과 거절에 대한 민감성, 대인관계 어려움을 겪으면서 형성된 적응적 행동 양상이 성격장애 특성으로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의 자료를 분석한 연구들을 종합한 것이어서 ADHD가 성격장애를 직접 유발하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 아동기부터 성인기까지 장기간 추적 연구를 통해 두 질환의 관계를 보다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다미스 교수는 "성인 ADHD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ADHD 증상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신경발달 특성과 함께 나타나는 성격적·정서적 어려움까지 함께 살피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Research)》에 ‘Prevalence and moderators of personality disorders in adults with ADHD: A meta-analysi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국내에서도 성인 ADHD는 드문 질환이 아니다.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성인 ADHD 유병률은 연구 대상과 연령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8~59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약 1.1%로 나타났다. 반면 20대 초기 성인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7.6~10.3% 수준까지 보고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성인 ADHD 유병률이 약 3.4%로 집계됐으며, 국내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도 젊은 층에서 성인 ADHD가 특히 두드러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2023년 건강검진 수검자 1만 7799명을 분석한 결과 20대 유병률은 8%, 30대는 3%였으며 40대 이후에는 1% 안팎으로 낮아졌다. 같은 연구에서는 ADHD 성인이 우울증을 동반할 위험이 일반인보다 12배, 양극성장애 위험은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성인 ADHD가 단순한 집중력 저하를 넘어 우울증, 불안장애, 대인관계 문제 등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성인 ADHD 환자는 얼마나 자주 성격장애를 함께 겪나?
A. 이번 메타분석에서는 전문 진료기관을 찾은 성인 ADHD 환자의 약 57%가 최소 1개 이상의 성격장애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 환경과 진단 방식에 따라 수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Q2. 성인 ADHD 환자에게 가장 흔한 성격장애는 무엇인가?
A. 수동공격성 성격장애(25%), 회피성 성격장애(23%), 경계선 성격장애(22%) 순으로 많이 나타났다. 반사회성 성격장애와 의존성 성격장애도 비교적 높은 비율로 관찰됐다.

Q3. ADHD가 있으면 반드시 성격장애가 생기는 것인가?
A. 그렇지는 않다. 이번 연구는 ADHD와 성격장애의 동반율을 분석한 것으로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ADHD 증상과 일부 성격장애 특성이 겹치는 부분이 있으며, 진단 환경과 평가 도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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