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의 여파와 전공의 지원 급락이 남긴 공백 속에서도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외과 의사들은 묵묵히 수술실을 지키고 있다. 대학병원 교수들의 헌신, 1·2차 종합병원과 개원가 봉직의들의 노력이 맞물려 지역 의료의 버팀목 역할을 해내는 것이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환자 치료와 외과 생존을 위한 지혜를 모은다. 부산외과학회(회장 박기재)가 6월 20일 정오부터 해운대 벡스코(BEXCO) 제1전시장 2층에서 '2026년 춘계학술대회'를 여는 것.
지역 필수의료와 응급의료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부산 외과의사들의 고뇌와 핵심 관심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병원 경영을 위한 '수익', 환자를 위한 '필수', 이 위기를 함께 버텨내는 '인내'라는 가치가 탈장 및 소아외과, 혈관, 유방 및 갑상선이라는 3개 세션을 통해 선명히 드러난다.
대학병원 교수들의 학술적 뒷받침과 문진호·김동현·박용범·김동일·김윤경 등 로컬 봉직의 5인의 실전 경험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점이 이번 학술대회의 가장 큰 특징이다.
탈장 및 소아외과: 인내와 헌신의 영역
포괄수가제(DRG) 전문질환군의 핵심 분야인 탈장과 인력난이 극심한 소아외과를 다룬다. 전공의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수술실을 지켜온 대학병원 교수들의 노력과 로컬의 협력 방안이 중심 의제다.
백형주(부산백병원), 서경원(고신대복음병원), 남소현(부산백병원) 교수와 함께 복벽탈장 로봇수술 분야에서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가진 한양대병원 하태경 교수의 강연이 준비된다.
혈관외과(당뇨족·동정맥루): 필수·응급의료의 보루
투석 환자의 생명선인 동정맥루(動靜脈瘻, AVF) 조성술, 당뇨발(당뇨족) 치료, 하지정맥류 등 손이 많이 가고 까다롭지만 지역 환자를 위해 결코 놓을 수 없는 필수 응급의료 분야의 최신 지견이 등장한다.
미세혈관 수술에 강점이 있는 유창현혈관외과 문진호, 센텀도담외과 김동현, 청맥병원 박용범 전문의가 나와 각자의 임상 현장 노하우를 전파한다.
유방·갑상선외과: 경영과 생존의 캐시카우
외과 병·의원 경영을 지탱하는 다빈도 수술이자 비급여 영역이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최신 수술 트렌드와 임상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필수의료 적자를 보전하고 병원을 유지할 현실적인 생존 아이템을 다룬다.
옥선호(부산대), 차윤정(동아대) 교수와 김동일(좋은강안), 김윤경(좋은강안) 봉직의가 발표를 맡았다. 대학병원과 지역 포괄2차종합병원의 다양한 임상 사례가 등장한다.
특별강연: 김새롬 교수 “지역병원을 의학교육의 장으로”
부산백병원 예방의학 김새롬 교수의 '지역사회 기반 의학교육-지역병원을 교육의 장으로'가 스페셜 렉처로 편성됐다.
의대 교육이 대학병원 울타리 안에만 머무르는 한계를 넘어, 지역 1·2차 종합병원과 연계한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전공의 공백으로 지역 의료 체계가 위협받는 지금, 지역 병원들을 의학 교육의 실전 장으로 활용해 인력을 양성하고 상생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구조적 대안이 될 전망이다.
교수와 봉직의의 상생 연대…부울경 의료 지키는 이정표
이번 학술대회는 화려한 거대 담론 대신 부울경 외과 의사들의 '현실'과 '생존'을 정직하게 담아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연구와 임상의 끈을 놓지 않은 대학병원 교수들의 노력과, 현장을 기민하게 지켜내는 봉직의들의 실리주의가 만나 상생(相生) 모델을 구축한 셈이다.
박기재 회장(동아대병원 교수)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장기려 박사 이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학회인 만큼,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대학병원과 지역 병원 외과의들이 끈끈하게 결속하고, 실제 임상 현장과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되는 최신 치료법들이 활발히 교류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