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1일 (토)

“해 지면 더 예쁜 연등 따라”…부처님오신날, 서울 도심 사찰로 산책 가볼까

[건강여행 플러스] 서울 도심 속 연등 풍경 감상과 사찰 밤 산책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도심 곳곳을 밝히는 연등을 보며 잠시 마음을 가다듬어 보면 어떨까. 사진은 지난 ‘전통 등 전시’ 풍경. 사진=연등회 유튜브 영상 캡처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서울의 사찰과 도심 곳곳에 오색찬란한 연등이 즐비하다. 연등은 어둠을 밝히는 지혜와 자비의 등불로,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념하고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이런 뜻을 알고 보면, 밤하늘 아래 켜진 연등이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연등의 불빛을 따라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저마다의 바람을 조용히 떠올려 봐도 좋을 일이다.

연등행렬은 지났지만,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축제 분위기가 이어져 이번 연휴 나들이 코스로 손색없다. 대체공휴일인 25일까지 조계사, 우정공원, 청계천 일대, 봉은사 등에서 ‘전통 등 전시’가 진행되고, 광화문광장에 봉축점등탑이 설치돼 있어 사찰 안팎으로 함께 둘러보기 좋다. 멀리 떠나지 않고도 부처님오신날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지하철로 닿기 쉬운 도심의 사찰을 찾아 봄밤의 분위기를 만끽해 보면 어떨까.

청계천 일대 전통 등이 도심을 물들이고 있다. 사진=연등회 홈페이지

조계사부터 청계천까지, 종로 밝히는 연등 풍경

대표적인 도심 사찰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는 대웅전 앞마당을 중심으로 연등이 촘촘히 걸려 있다. 경내로 들어서면 머리 위를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연등이 시선을 끈다. 낮에는 대웅전과 어우러진 연등이 화사하고, 저녁에는 불빛이 하나둘 켜져 종로 한복판을 밝힌다.

전통 등 전시회는 조계사 우정공원뿐 아니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봉은사, 청계천 일대에서도 진행된다. 특히 청계천 입구 주변에는 이야기를 담은 대형 장엄등이 설치돼 조계사에서 연등을 본 뒤 청계천 쪽으로 천천히 걷기 좋다. 사찰 안에서 연등이 빼곡히 걸린 경내 풍경을, 청계천 쪽에서는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등불을 즐길 수 있어 짧은 저녁 산책 코스로도 무리가 없다.

광화문광장의 봉축점등탑이 도심 야경과 어우러져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사진=연합뉴스

광화문광장에는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봉축점등탑이 세워져 있다. 올해 점등탑은 북한 묘향산 보현사 8각 13층 석탑을 본뜬 전통 한지등으로, 양옆에는 반가사유상등이 함께 설치됐다. 밤 조명이 더해지면 광화문 일대의 도심 야경과 어우러져 색다른 풍경을 만든다. 광장 주변이 탁 트여 있어 점등탑과 광화문 일대의 불빛을 사진에 함께 담기에도 좋다.

부처님오신날 당일인 24일 오전 10시에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봉축법요식이 열린다. 법요식은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의식으로, 올해 조계사 법요식에는 약 1만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따라서 조용히 연등 풍경을 보고 싶다면 당일 오전보다는 행사 시간이 지난 늦은 오후나 저녁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이 낫다.

낮엔 형형색색의 연등이 경내를 화사하게 채운다. 사진=봉은사 유튜브 영상 캡처

강남 빌딩 숲 사이, ‘봉은사의 고즈넉한 불빛

강남구 봉은사는 대형 쇼핑몰과 높은 빌딩이 모인 삼성동 한복판에 자리한다. 그래서 오히려 사찰 안으로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 차이가 극명하다. 바깥은 분주하지만 경내로 들어서는 순간 다른 공간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전각과 나무 사이로 연등이 이어져 낮에는 사찰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한다. 해가 진 뒤에는 연등 불빛이 경내 곳곳을 은은하게 밝힌다. 전통 사찰의 연등과 강남의 빌딩 야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이런 독특한 풍경이 봉은사만의 매력이다.

부처님오신날 당일엔 자비나눔장터, 템플문화한마당, 오색실나눔행사 등이 예정돼 있고, 저녁에는 봉축점등식과 공연도 이어져 해 진 뒤 연등 풍경까지 함께 즐기기 좋다. 봉은사는 주변 동선과 묶기에도 편하다. 코엑스와 쇼핑몰, 전시 공간, 식당가가 가까워 식사나 관람 전후로 잠시 들르기 좋고, 연휴 저녁 짧은 나들이 코스로도 부담이 적다.

봉은사의 전통 등 전시 '룸비니동산' 모습. 사진=연등회 홈페이지

해 질 무렵부터 걷기 좋아이른 더위에 ·신발·동선고려

연등 풍경은 완전히 어두워진 뒤보다 해 질 무렵부터 천천히 둘러봐야 더 다양한 표정을 볼 수 있다. 아직 하늘빛이 남아 있을 때는 사찰 지붕선과 연등 색감이 함께 어우러지고, 어둠이 짙어질수록 조명이 또렷해지면서 봄밤의 깊이를 더한다.

다만 5월이라고 해도 한낮에는 제법 덥다. 연휴 낮부터 움직인다면 사찰과 청계천, 광화문 일대를 걷는 동안 생각보다 땀이 많이 날 수 있다. 커피나 단 음료보다 물을 미리 챙겨 중간중간 나눠 마시는 편이 좋다. 볕이 강한 시간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지점을 먼저 정해두고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신발도 중요하다. 조계사와 봉은사 모두 지하철 접근성이 좋지만, 경내를 둘러보고 전통 등 전시 구간까지 이어 걷다 보면 서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굽 높은 신발이나 미끄러운 샌들보다는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운동화가 낫다. 연등을 가까이 보거나 사진을 찍을 때는 통행 흐름을 막지 않도록 가장자리에서 잠시 멈추는 편이 서로 편하다.

밤에는 낮보다 선선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사찰 경내는 나무가 많고 바람이 통하는 구간이 있어 얇은 겉옷 하나를 챙기면 좋다. 향냄새나 연기에 민감한 사람은 법당 주변이나 사람이 몰리는 구역에 오래 머무르기보다, 경내 바깥쪽 동선으로 천천히 둘러보는 방식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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