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훠궈를 급하게 먹은 중국 여성이 식도에 8cm 크기의 궤양이 생겨 병원 치료를 받은 사연이 소개됐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뜨거운 음식을 빠르게 먹는 식습관이 식도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창사에 사는 42세 여성 왕 씨는 지난 3월 친구들과 훠궈를 먹던 중 냄비에서 건져낸 음식을 충분히 식히지 않은 채 그대로 삼켰다. 그는 “너무 배가 고팠고 대화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고 말했다.
뜨거운 음식을 삼킨 직후 가슴에 답답한 느낌을 받은 왕 씨는 이를 가라앉히기 위해 얼음물을 들이켰다. 증상이 나아지자 별다른 문제로 여기지 않았지만, 다음 날 물조차 삼키기 어려울 정도의 심한 통증이 나타났다.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결과 왕 씨의 식도에서 8cm에 달하는 궤양이 발견됐다. 성인 식도 길이(약 25~30cm)의 3분의 1 수준이다.
왕 씨를 진료한 의료진은 “많은 사람이 식도가 뜨거운 온도를 잘 견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약 50~60°C 정도까지 버틸 수 있다”며 “훠궈에서 바로 건져낸 음식은 80~90°C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뜨거운 음식을 급하게 삼킨 뒤 차가운 물을 마시는 습관 역시 식도를 반복적으로 자극해 점막 손상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행히 왕 씨는 치료를 받은 뒤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식도 궤양은 제때 치료하면 대부분 회복되지만, 손상이 반복될 경우 암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뜨거울수록 위험…식도암 연관성 잇단 연구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6년, 65°C를 초과하는 매우 뜨거운 음료를 ‘인체에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s, Group 2A)’로 분류했다. 여러 역학연구에서 보고한 식도암과 뜨거운 음료 섭취 간의 상관관계를 근거로 한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중국, 이란, 터키, 남미 등 전통적으로 매우 뜨거운 차를 마시는 나라에서, 음료의 온도가 높을수록 식도암 위험이 높아지는 양상이 확인됐다.
이후 2022년 IARC과 말라위 의과대학,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임상연구소 등이 공동 진행해 《영국암저널》에 발표한 연구에서도 뜨거운 음식 및 음료 섭취 습관이 식도암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말라위와 탄자니아 성인 1755명(식도암 환자 849명·대조군 906명)을 조사한 결과, 매우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는 사람일수록 식도 편평세포암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음식이나 음료를 2분 이내에 먹거나 마시는 사람은 2~5분 정도 식힌 뒤 섭취하는 사람보다 식도암 위험이 1.8배 높았다. 또 입안 화상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 역시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
연구진은 음식·음료 온도, 섭취 전 대기 시간, 먹는 속도, 입안 화상 빈도를 종합한 ‘열 노출 지수’를 개발했는데, 점수가 가장 높은 집단은 가장 낮은 집단보다 식도암 위험이 4.6배 높았다.
영국 45만명 추적 결과 “뜨거운 차·커피도 위험”
지난해 영국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2025년 2월 《영국암저널》에 실린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기반 연구는 성인 45만 4796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뜨거운 차나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에서 식도 편평세포암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뜨거운 음료를 하루 4~6잔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식도 편평세포암 위험이 약 2배 높았다. 특히 ‘매우 뜨거운’ 상태의 음료를 마시는 경우에는 하루 4잔 이하로 마셔도 위험이 2.5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차와 커피를 뜨겁게 마시는 문화가 흔한 영국에서도 뜨거운 음료 자체가 식도 편평세포암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밝혔다.
한국도 예외 아냐…뜨거운 국물 문화 주의해야
우리나라 역시 뜨거운 국물 요리를 즐기는 식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인은 찌개나 탕, 국밥, 라면 등 김이 나는 음식을 뜨거운 상태로 먹는 경우가 많고, “음식은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다”는 인식도 여전히 강하다.
특히 맵고 뜨거운 국물을 빠르게 들이키는 습관은 식도 점막에 반복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음식이 지나치게 뜨거울 때는 한 김 식힌 뒤 천천히 먹는 습관을 갖는 것이 식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뜨거운 음식이 정말 식도암 위험을 높이나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65도 초과의 매우 뜨거운 음료를 ‘인체 발암 가능 물질(Group 2A)’로 분류했다. 여러 연구에서도 뜨거운 음식과 음료를 자주 섭취할수록 식도암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Q2. 왜 뜨거운 음식이 식도에 해로운가요?
지나치게 뜨거운 음식과 음료는 식도 점막에 반복적인 열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급하게 먹거나 입안을 자주 데이는 습관은 점막 손상을 키워 만성 염증과 암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Q3. 식도 건강을 위해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전문가들은 음식과 음료를 충분히 식힌 뒤 천천히 섭취하고, 매우 뜨거운 상태에서 급하게 먹는 습관을 피하라고 권고한다. 뜨거운 음식 직후 얼음물 등을 급하게 마시는 행동도 식도 자극을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