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글씨 쓰는 속도 느려지고 자주 펜 멈춘다면⋯ ‘이것’ 초기 신호?

포르투갈 연구팀 “손 글씨, 인지 기능 저하 예측 단서될 수 있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면 글씨를 쓰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글을 쓰다 멈칫하게 될 때가 있다. 특히 치매 등으로 인지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손 글씨 쓰는 일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손 동작을 미세하게 조절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 정리, 해석하는 복잡한 인지적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지 기능이 저하된 사람들은 필기 도중 문장이 자주 끊기거나 글 쓰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등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투갈 에보라대 스포츠보건학과 연구팀은 글쓰기가 인지 기능 저하를 진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요양원에 거주하는 62~92세 노인 58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 중 38명은 과거 인지 장애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디지털 태블릿에서 전자 펜을 사용해 두 가지 유형의 과제를 수행했다. 하나는 20초 안에 가로선 10개를 그리고, 같은 시간 동안 종이에 최소 10개의 점을 찍도록 하는 과제였다. 다른 하나는 카드에 제시된 문장을 보고 그대로 적거나 구두로 불러주는 내용을 받아 적도록 하는 과제였다.

연구 결과, 펜으로 단순히 선을 긋거나 점을 찍는 과제에서는 인지 장애가 있는 그룹과 없는 그룹 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받아 쓰기 과제에서는 두 참가자 그룹 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인지 장애 진단을 받은 그룹은 글쓰기를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필기 시간 또한 전체적으로 더 길어졌다. 펜을 움직일 때도 획 수가 더 많아지거나 자주 끊어지는 등 매끄럽지 못했다. 

연구팀은 “필기 타이밍과 획을 구성하는 일은 뇌의 작업 기억 및 실행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받아쓰기는 높은 수준의 인지 능력을 요구하는 과제로, 문장이 길거나 까다롭고 예측하기 어려울수록 인지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와 같은 간단한 글쓰기 과제가 향후 병원이나 요양 기관 등 다양한 의료 환경에서 인지 기능 저하를 모니터링하는 실용적인 방법이 될 수 있길 기대했다. 그러면서 “연구 결과가 의미 있게 활용되기 위해선 추후 다양한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휴먼 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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