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피부 보호 스위치 켜진다”… 맛있는데 피부도 고와지는 ‘이 과일’

하루 종이컵 3컵씩 2주 먹었더니...자외선 저항력 높아지고 피부 장벽 강해져/분자생물학으로 밝혀낸 ‘영양유전체학’ 비밀

여성이 포도를 통째로 들어 먹고 있다. 포도를 꾸준히 섭취하면 인체의 유전자 발현이 바뀌어 피부 건강이 폭넓게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웨스턴 뉴잉글랜드대, 오리건주립대 등 연구팀은 포도 섭취가 사람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포도는 당도가 높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포도를 꾸준히 섭취하면 인체의 유전자 발현이 바뀌어 피부 건강이 폭넓게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웨스턴 뉴잉글랜드대, 오리건주립대 등 연구팀은 포도 섭취가 사람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건강한 30~50대 여성 4명에게 2주 동안 매일 포도 종이컵 3컵 분량(약 300~450g)을 먹게 하고, 포도 섭취 전후 및 피부에 저용량 자외선을 쬈을 때의 피부 유전자 발현을 조사 분석했다.

영양학 연구에서 포도 1인분은 보통 종이컵 1컵 분량(약 92g~151g, 약 15~30알)이다. 연구팀은 포도 섭취가 인체 유전자 발현과 피부에 미치는 기능적 변화를 짧은 기간 안에 확인하기 위해 이같이 특정 분량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포도를 2주간 섭취한 사람의 유전자 발현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다. 환경적 손상으로부터 보호 장벽을 형성하는 피부 각질화 및 각질 형성이 이들 참가자에게서 증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에게 자외선을 쬐게 한 뒤 산화 스트레스의 지표인 ‘말론디알데히드’ 생성을 조사한 결과, 포도를 섭취했을 때 그 수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번 연구는 캘리포니아 식용 포도 위원회의 재정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연구 논문은 권위 있는 미국화학회(ACS)의 동료 심사를 거쳐 발표됐다.

이 연구 결과(Inter- and Intraindividual Variation of Gene Expression in Human Skin Following Grape Consumption and/or Exposure to Ultraviolet Irradiation)는 최근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학술지 《ACS 영양과학(ACS Nutrition Science)》에 실렸고 영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가 소개했다.

종전 임상시험에서는 포도 섭취가 참가자의 30%~50%에서만 자외선(UV) 저항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효과가 거의 모든 사람에게 미칠 만큼 광범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도를 겨우 2주 동안 섭취했는데 인체의 유전자 발현 자체가 바뀐다는 것은 언뜻 믿기 어렵다. 하지만 현대 생물학의 첨단 분야인 영양유전체학(Nutrigenomics)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충분히 과학적이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정보(DNA 염기서열) 자체는 평생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유전 정보 중 ‘지금 당장 작동할 유전자’와 ‘잠자고 있을 유전자’를 결정하는 유전자 스위치(발현)는 매일 먹는 음식이나 환경 변화에 따라 실시간으로 켜지고 꺼진다. 컴퓨터의 하드웨어(인체의 DNA에 해당)는 그대로 둔 채, 매일 어떤 소프트웨어(음식물 성분에 해당)를 실행하느냐에 따라 화면에 나타나는 결과(유전자 발현)가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음식물 속 특정 성분이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자극해 유전자 스위치를 조절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더 즉각적이다. 포도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폴리페놀 등 강력한 항산화 물질은 장내 미생물과 상호작용하며 세포 핵 안으로 신호를 보낸다.

이번 연구에서는 포도 성분이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만드는 특정 유전자 스위치를 단 2주 만에 집중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이런 유전자 발현의 변화는 평생 지속되지 않으며, 섭취를 중단하면 일정 시간 후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아간다.

포도는 전체 식품(Whole food)에 속한다. 가공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유익한 성분을 통째로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선 포도를 2주 동안 꾸준히 섭취하면 사람 세포의 유전자 작동 방식을 바꿔, 피부 보호막을 형성할 만큼 강력하고 즉각적인 생체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음을 분자생물학적 수준에서 증명했다. 동의보감에는 포도가 기력을 보강하고 뼈마디가 쑤시거나 소변보기 힘든 증상을 다스리는 과일이라고 기록돼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포도를 하루에 종이컵 3컵 분량씩 먹으면 당뇨 환자에게 위험하지 않나요?

A1. 위험합니다. 이번 연구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입니다. 포도는 천연 당분이 많아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오를 수 있으니, 당뇨병 환자나 당뇨 전 단계인 사람은 하루 3컵 분량을 한꺼번에 섭취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당뇨 환자는 개인의 하루 탄수화물 및 당분 섭취 허용량에 맞춰 조금씩 나눠 먹는 게 안전합니다.

Q2. 청포도나 머스캣, 건포도를 먹어도 유전자 발현 변화와 피부 개선 효과를 똑같이 볼 수 있나요?

A2. 이번 연구는 ‘통포도(Whole grapes)’를 기준으로 삼아 수행됐습니다. 품종에 따라 항산화 물질의 함량에 차이가 나지만, 포도류 전체에 기능성 성분이 풍부하니 비슷한 반응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건포도의 경우 수분이 빠져나가 당도와 칼로리가 높으므로, 생포도와 동일한 부피로 먹게 되면 당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됩니다.

Q3. 포도즙이나 포도 주스로 마셔도 피부 장벽 강화 효과가 똑같이 나타나나요?

A3. 전체 식품을 그대로 먹는 것과 주스로 마시는 것은 신체 대사 반응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포도를 통째로 먹으면 식이 섬유가 함께 섭취돼 당의 흡수 속도를 늦추고 장내 미생물과의 상호작용을 촉진하지만, 주스로 짜서 마시면 식이 섬유가 파괴돼 혈당이 더 빨리 높아질 수 있습니다. 영양 유전체학적 반응을 온전히 얻기 위해서는 깨끗이 씻은 생포도를 껍질과 씨까지 함께 먹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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