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의사 눈보다 빠르다”… ‘침묵의 암’ 췌장암, AI가 먼저 찾아낸다

사람의 눈으로 판독하기 어려운 췌장암의 미묘한 신호, AI로 평균 475일 먼저 감지

‘침묵의 암’으로 불리는 췌장암을 증상 발현 수년 전 미리 포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암’으로 불리는 췌장암을 증상 발현 수년 전 미리 포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치명률이 높은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생존율을 좌우하는 만큼, 의료 현장의 진단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췌장암은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꼽힌다. 초기에는 소화불량이나 피로감, 둔한 등의 통증처럼 흔하고 모호한 증상만 나타나 환자 스스로 이상을 인지하기 어렵다. 병원을 찾더라도 영상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전체 환자의 약 80%는 암이 이미 다른 장기로 퍼진 뒤에야 진단되며, 수술이 가능한 시기를 놓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현재 췌장암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은 수술뿐이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9년~2023년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7% 수준에 머문다.

미국 메이오클리닉 연구진은 최근 AI 기반 조기 진단 모델 ‘레드모드(REDMOD, Radiomics-based Early Detection MODel)’를 개발해 췌장암을 진단 수년 전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 영상 판독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AI를 활용했다. REDMOD는 CT 영상 속에서 사람이 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조직의 미세한 변화를 분석해 암의 신호를 찾아낸다. 특히 췌장암의 가장 흔한 유형인 췌장관 선암의 미묘한 조직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었다.

연구에는 총 219명의 CT 영상 수백 건이 사용됐다. 당시 방사선 전문의들은 해당 영상에서 암의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환자들은 이후 실제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REDMOD는 해당 영상 자료들에서 암 진단 평균 475일 전부터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이상 신호를 감지했다. 성능 면에서도 기존 판독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REDMOD는 암 환자의 73%를 정확하게 감별해, 방사선 전문의들의 39%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진단되기 2년 이상 앞선 시점의 AI 탐지율은 68%로 전문가 판독률 23%보다 약 3배 가까이 높았다.

연구를 이끈 메이오 클리닉의 방사선·핵의학 전문의 아지트 고엔카 박사는 “췌장암 치료의 가장 큰 한계는 치료가 가능한 단계에서 암을 발견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이번 AI 기술은 정상처럼 보이는 췌장에서도 암의 미세한 신호를 안정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아직 다양한 인종과 환자군을 포함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REDMOD가 향후 고위험군 선별검사에 적용될 경우, 췌장암을 증상 발현 이후 치료하는 현재의 한계를 넘어 증상 발현 이전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개입하는 새로운 진단 체계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Gut》에 ‘Next-generation AI for visually occult pancreatic cancer detection in a low-prevalence setting with longitudinal stability and multi-institutional generalisabilit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REDMOD는 기존 CT 검사와 무엇이 다른가요?
REDMOD는 일반 CT 영상에서 사람이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조직의 미세 변화를 AI가 분석해 췌장암의 초기 신호를 찾아내는 기술이다. 기존 판독에서 정상으로 보였던 영상에서도 암의 전조를 감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Q2. 실제로 얼마나 빨리 췌장암을 발견할 수 있나요?
연구 결과 REDMOD는 췌장암 진단 평균 475일 전부터 이상 신호를 포착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최대 3년 전 감지 가능성도 확인됐다.

Q3. 현재 병원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인가요?
아직은 연구 단계다. 연구진은 다양한 인종과 환자군을 대상으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향후 임상시험과 전향적 검증을 거쳐 실제 의료 현장 적용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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