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비만치료제 유행에 주목받는 ‘푸드 노이즈’…비만의 원인?

[헬스타그램] #푸드노이즈, #마운자로, #위고비, #요요, #다이어트

최근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전 세계적으로 대중화되면서 '푸드 노이즈'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퇴근길 포장마차 앞을 지나칠 때마다 머릿속에서 ‘떡볶이를 먹어도 될까, 어묵만 먹으면 괜찮을까’를 반복해서 되뇌거나,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어제 야식을 참았으니 오늘 과자 한 봉지는 괜찮겠지’라고 스스로를 설득한 경험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푸드 노이즈(Food Noise)’를 경험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최근 마운자로,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푸드 노이즈라는 개념이 의료계와 대중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비만한 사람들이 살이 찌는 원인으로 주목받는 푸드 노이즈, 그 정체는 무엇일까. 헬스타그램에서 알아본다.

살이 찌는 원인, 푸드 노이즈란 무엇인가

푸드 노이즈란 말 그대로 ‘음식 소음’이다. 무엇을 먹어야 할지,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할지, 언제 먹어야 할지, 어떻게 식욕을 억제해야 할지에 대한 끊임없는 생각과 내면의 대화를 가리킨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심지어 특정 음식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상태다.

체중 문제로 수년간 다이어트와 요요를 반복해 온 34세 이모 씨는 “항상 무언가를 먹으라고 부추기는 내면의 목소리가 있었다”며 “먹는 행위 자체에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음식을 내려놓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에게 음식에 대한 생각은 일상의 일부였고, 자신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그랬던 그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은 후 “머릿속 음식 집착이 처음으로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오프라 윈프리도 비슷한 고백을 한 적 있다. 그녀는 올해 출간한 책에서 “비만치료제를 복용하기 전까지는 모든 사람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무엇을 먹을지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고 밝혔다. 약을 복용한 후 그 생각이 사라졌을 때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음식 소음에 시달려 왔는지를 깨달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GLP-1 계열 비만치료제에는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인은 ‘체중 설정점’에 있다

의료계에서는 푸드 노이즈의 원인으로 ‘체중 설정점(Weight Set Point)’이라는 개념에 주목하고 있다. 이 이론은 1940년대 동물 실험에서 비롯됐다. 연구자들은 쥐의 체중을 인위적으로 늘리거나 줄여도 실험이 끝나면 원래 체중으로 빠르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사람에게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즉, 사람마다 신체가 자연적으로 유지하려는 ‘적정 체중’이 있으며, 이 기준점은 평생에 걸쳐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형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비만은 정상 체중의 기준점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과식은 비만의 원인이기보다, 높아진 세트포인트가 유발하는 하나의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설정점보다 낮은 체중을 유지하려 할 때 발생한다. 체중이 줄어들면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동시에 뇌는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도록 신호를 보낸다. 이것이 바로 푸드 노이즈다. 록펠러대 줄스 허쉬 박사와 컬럼비아대 루돌프 라이벨 박사 연구팀은 수십 년 전 이 현상을 실험으로 입증한 바 있다.

연구 참가자들은 병원에 입원해 체중의 10% 이상을 감량할 때까지 저칼로리 식단을 유지했다. 퇴원 당시 체중은 줄었지만, 이들의 몸은 생리적으로 굶주린 상태의 징후를 보였다. 신진대사가 저하됐고, 음식에 대한 꿈을 꾸거나 환상을 품었으며, 식단 조절에서 벗어나자 폭식을 했다.

연구진은 이를 ‘준기아 신경증’이라 명명했다. 라이벨 박사는 “체중 재증가를 위한 완벽한 악조건이었다”라고 표현했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해도 거의 항상 요요가 오는 이유는 바로 잘못된 설정점 때문일 수 있다.

GLP-1 치료제, 체중 설정점을 낮추다

그렇다면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일까. 비만치료제에 대한 여러 후기를 살펴보면 현재로서는 이 약물들이 체중 설정점을 더 낮은 수준으로 재설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배고픔 자체는 여전히 느끼지만, 음식을 계속 먹도록 부추기는 내면의 목소리, 즉 푸드 노이즈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다만 이 효과는 약물을 복용하는 동안에만 유지됐다. 복용을 중단하면 설정점이 원래대로 돌아가고, 푸드 노이즈도 함께 돌아오면서 식욕이 증가하고 체중이 다시 늘어난다. 라이벨 박사는 이를 아스피린이 열을 내리는 효과에 비유하며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GLP-1 약물이 설정점에 정확히 어떤 메커니즘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앞으로 연구를 통해 이 원리가 규명된다면 비만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고, 설정점 자체를 낮추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에디터 노트: 떡볶이 생각이 계속 나는 걸 보니 나도 ‘푸드 노이즈’를 겪고 있는 것 같다. 이거 치료하는 약은 언제 나올까?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