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계속 쓰기 조심스러운 골다공증 약…‘잠자는 뼈 세포’에서 돌파구 찾나

서울대 김상완 연구팀, 골표면세포 활성화 메커니즘 ‘본 리서치’에 발표

골다공증은 50대 여성 3명 중 1명이 겪을 정도로 흔하다. 여기에 고관절이나 척추 골절까지 일어나면 1년 내 사망률이 20%에 육박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뼈를 빠르게 세워야 하는 환자들이 있다. 골절 위험이 높아 이미 한 번 부러졌거나, 골밀도가 크게 떨어진 사람들이다.

그런데 정작 강하게 뼈를 만드는 약을 쓸 때는 마음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 현재 대표적 골형성 촉진제로 꼽히는 로모소주맙(Romosozumab, 제품명 EVENITY)은 효과가 크지만,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위험이 지적되면서 12개월 사용 제한이 있다. 치료가 필요한데도 “강한 약을 얼마나, 어떻게 써야 하나”라는 고민이 남는 이유다.

서울대 의대 김상완 교수(내분비대사내과, 대한골대사학회 이사장) 연구팀은 그런 골다공증 치료의 다음 표적을 ‘잠자던 뼈 세포’에서 찾았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본 리서치(Bone Research)》에 최근 발표됐다. 뼈 표면에서 쉬고 있던 세포가 다시 뼈를 만드는 세포로 돌아가는 과정을 정밀하게 들여다봤다. 그 결과 기존의 스클레로스틴(sclerostin) 억제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또 하나의 조절 신호가 중요한 스위치로 떠올랐다. 바로 ‘TGF-β 신호’다. 조골세포 활성 조절에 관여하는 또 다른 축이 발견된 것이다.

김상완 서울대 의대 교수(대한골대사학회 이사장). 사진=보라매병원

이번 연구가 주목한 것은 ‘골표면세포’(bone lining cells)다. 이 세포는 뼈 표면에 얇게 붙어 쉬고 있다가, 필요할 때는 다시 조골세포로 바뀌어 새 뼈 형성에 참여한다. 하지만 이런 세포들은 뼈 표면에 매우 얇게 밀착돼 있어 손상 없이 추출해 분석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

이에 서울대 공대 권성훈 교수(전기정보공학부)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레이저 기반 세포 분리 장비’(SLACS)를 활용해 조직 내 위치 정보를 유지한 채 조골세포를 정밀하게 선별해냈다. 그리고 조골세포 내에서 골 형성을 조절하는 핵심 메커니즘을 읽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이를 통해 서울대 연구팀은 TGF-β 차단이 골표면세포의 재활성화에 관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쉽게 말해, “잠자던 세포를 깨우는 과정”에 어떤 신호가 작동하는지 한 겹 더 벗겨낸 셈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동물실험에서는 TGF-β 억제와 스클레로스틴 억제를 함께 적용했을 때 스클레로스틴 억제 단독보다 골량 증가와 골소실 억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TGF-β와 스클레로스틴을 함께 겨냥하는 병용(倂用)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성숙 조골세포의 서로 다른 활성 상태를 포착한 공간 기반 추적. 마우스 모델과 SLACS 분석 흐름을 한눈에 보여준다. 사진=‘Bone Research’ 오픈액세스 논문 캡처

김 교수에게 이 작업은 오랜 숙제였다. 지난 2017년, 또 다른 저널(Journal of Bone and Mineral Research)에서 스클레로스틴 항체가 휴지기 골표면세포를 활성 조골세포로 전환시킨다는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그때의 질문이 “잠자던 세포가 정말 다시 깨어날 수 있는가”였다면, 이번 논문은 그 다음 질문인 “그 전환을 조절하는 핵심 신호는 무엇인가”로 나아간 셈이다. 기존의 관심사가 이번 논문에서 한 단계 깊어진 구조다.

그렇다고 당장 새 약이 나오기엔 아직 멀었다. 지금의 약이 가진 한계 위에서, 그 효과를 더 정교하게 넓히거나 더 나은 병용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서를 제시한 정도다. 하지만 이미 있는 약이 미처 닿지 못한 지점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라는 오랜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일 수 있다.

한편, 서울대 연구팀의 관련 논문(Spatially resolved osteoblast-traced transcriptomics uncovers TGF-β as a combination target with sclerostin in osteoporosis)은 《 본 리서치(Bone Research)》(volume 14)에 4월 2일자 오픈액세스로 올랐다.

Q. 이번 연구가 뜻하는 것은 기존 골다공증 약을 곧바로 대체한다는 말인가?
그 단계는 아니다. 이번 논문은 새로운 표적과 병용 가능성을 제시한 전임상 연구다. 다만 기존 anti-sclerostin 치료를 더 효과적으로 보완할 전략의 방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Q. ‘잠자는 뼈 세포’는 무엇인가?
골표면세포를 말한다. 평소에는 쉬는 상태로 뼈 표면에 붙어 있지만, 자극을 받으면 다시 조골세포로 전환돼 새 뼈 형성에 참여할 수 있다.

Q. 지금 골다공증 환자들이 왜 강한 약을 두고도 망설이나?
대표적 골형성 촉진제 가운데 일부는 심혈관계 위험 경고와 사용 기간 제한이 있어, 환자 상태를 따져 신중하게 써야 하기 때문이다. 효과가 큰 만큼 선택도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Q. 김상완 교수 연구의 흐름은 이번 논문과 어떻게 이어지나?
김 교수는 앞선 연구에서 휴지기 골표면세포가 다시 활성 조골세포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고, 이번에는 그 전환을 조절하는 신호 가운데 TGF-β를 새 병용 표적으로 제시했다. 같은 연구 축이 더 깊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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