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감은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해 단기간 내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감염 직후에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여러 연구를 통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가운데 독감 백신이 단순히 감염을 예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염 이후 이러한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연구에서는 독감 백신이 감염 자체를 예방함으로써 이러한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보고됐다. 이번 연구는 백신을 맞았음에도 독감에 걸린 경우에도 보호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분석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연구진은 2014년부터 2025년까지 덴마크에서 독감에 걸린 뒤 1년 이내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입원한 40세 이상 성인 1200여 명을 추적했다. 이 가운데 65%는 뇌졸중, 35%는 심근경색을 경험했으며, 전체 환자 중 약 절반은 해당 시즌에 독감 예방접종을 한 상태였다.
분석 결과, 독감에 걸린 첫 주 동안 뇌졸중 위험은 약 3배, 심근경색 위험은 약 5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도 해당 시즌 백신을 접종한 경우에는 이러한 위험 증가폭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독감 예방접종이 심혈관계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기존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며 “다른 환경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확인된다면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에서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를 높이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백신 종류에 따른 효과 차이가 반영되지 않았고, 접종 시점이나 성별에 따른 영향도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독감 백신은 해당 시즌에 유행이 예상되는 바이러스 유형에 따라 매년 달라지기 때문에, 이러한 변수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독감 백신의 역할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킨다. 감염 예방을 넘어 심근경색과 뇌졸중 같은 중대한 질환의 위험까지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중장년층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예방접종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이 연구 결과는 ECDC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유로서베일런스(Eurosurveillance)》에 ‘Influenza vaccination attenuates acute myocardial infarction and stroke risk following influenza infection: a register-based, self-controlled case series study, Denmark, 2014 to 2025’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독감을 단순한 계절성 호흡기 질환이 아닌, 폐렴이나 기저질환 악화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감염병으로 보고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에서는 감염 이후 심혈관 질환 악화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 매년 예방접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내에서는 생후 6개월부터 13세 어린이, 임신부, 만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독감 예방접종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실제 접종률 자료에 따르면, 2024~2025 절기 기준 65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률은 74%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어린이의 접종률은 56% 수준으로 집계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독감에 걸리면 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나요?
독감은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해 혈관 내 염증과 혈전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감염 직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급성 심혈관 사건 위험이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할 수 있다.
Q2. 백신을 맞았는데도 독감에 걸리면 의미가 없지 않나요?
그렇지 않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백신을 맞고도 감염된 경우에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 증가폭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확인됐다. 즉, 감염 예방뿐 아니라 중증 합병증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Q3. 누구에게 독감 백신이 특히 중요한가요?
중장년층,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 기존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특히 중요하다. 이들은 독감 감염 시 합병증 위험이 더 크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