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아들보다 딸을 더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70세 이상 고령층 포함해서 모든 세대에서 딸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 높았다. ‘아들은 없어도 되지만 딸은 있어야 한다’가 29%로 조사됐지만, ‘딸은 없어도 되지만 아들은 있어야 한다’는 2%에 불과했다. 과거 아들 선호 현상이 급격히 퇴조하고 있다. 부양 의식 약화, 외가 중심의 문화, '딸 바보' 아빠의 증가 등 사회-문화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2024년, 2026년 조사에서 잇따라 '딸 선호' 나타나..."아들보다 딸이 더 좋아"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2026 자녀·육아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딸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아들이 하나 있어야 한다’는 답변은 35%에 그쳤다. 이는 고령층일수록 두드러졌다. 70세 이상에서 딸을 선호한다는 답변은 73%, 아들 선호는 50%였다. 원하는 자녀를 물은 결과, ‘아들도 딸도 하나씩 있어야 한다’ 33%, ‘아들은 없어도 되지만 딸은 있어야 한다’ 29%, 반면에 ‘딸은 없어도 되지만 아들은 있어야 한다’는 2%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24~27일 진행됐다.
갤럽 인터내셔널의 2024년 조사에서도 '딸 선호'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인의 남아 선호는 2024년 15%에 불과했다. 딸 선호는 한국이 세계 1위다. 세계 44개국을 대상으로 한 갤럽의 글로벌 조사에서 딸 선호 상위 5개국 중 한국(28%)이 1위였다. 이어 일본·스페인·필리핀(26%), 방글라데시(24%) 순이었다. 1992년 조사에선 한국인의 58%가 아들, 10%가 딸을 원했지만 30년이 흐르면서 딸 선호로 뒤바뀐 것이다.
전통 의식 퇴조... 맞벌이 늘면서 외가 중심 문화 형성
한국인의 딸 선호 현상은 사회-문화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과거에는 아들(장남)이 부모를 부양하고 가문 계승-제사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이 강했다. 하지만 결혼 후 따로 살고, 맞벌이가 늘면서 이런 전통 의식이 퇴조하기 시작했다. 기혼 여성의 취업으로 인해 외가 중심 문화가 형성됐다. 손주들이 조부모보다 외할머니를 더 찾는 가정도 있다. 딸이 결혼 후 친정에서 육아 지원을 더 받고, 친부모를 챙기는 등 정서적인 교류가 활발해진 영향도 있다.
"딸 키우는 재미가 아들보다 낫다" vs "결혼해도 친정부모 챙겨"
어느 노인 모임에서 "내가 아프면 누가 달려올까?" 내기를 했더니, 딸이라는 대답이 많았다. 예전에는 시부모의 노후 수발을 며느리가 했지만 이제는 크게 줄었다. 서로 원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다. 내가 키운 딸이 편한 것이다. 70세 이상 고령층 조사에서도 딸 선호가 73%, 아들 선호가 50%인 것은 이런 영향도 미쳤을 것이다.
유산 분배도 딸, 아들 1대 1로 같고 자녀가 엄마의 성을 따를 수 있는 시대다. 굳이 집안의 대를 잇고 싶다면 여성이 이을 수도 있다. 아들, 딸 구분의 의미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 "딸 키우는 재미가 아들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딸은 결혼 후에도 아들보다 더 부모를 챙기는 경향이 있다. 이런 특성에 사회문화적인 변화가 더해진 결과가 딸 선호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