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혼자 들여다보는 미취학 아동일수록 사회·정서적 문제를 겪을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언어 발달이 또래보다 느린 아이라면, 보호자 없이 화면을 보는 시간이 문제 행동을 악화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대와 덴마크 오르후스대 공동 연구팀은 4~5세 아동 546명을 대상으로 보호자 없이 혼자 화면을 보는 시간과 언어 능력, 사회·정서 발달 사이의 연관성을 약 6개월간 추적 분석한 결과를 《아동·청소년 정신병리학 연구(Research on Child and Adolescent Psychopath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교사를 통해 6개월 간격으로 두 차례 아동의 언어 능력(의사소통·어휘력)과 행동·정서 적응 문제를 평가하고, 부모를 통해 아이가 보호자 없이 혼자 화면을 보는 시간을 파악했다.
분석 결과, 기초 언어 능력이 부족한 아이일수록 혼자 스크린을 보는 시간이 길어질 때 6개월 뒤 행동·정서 문제가 뚜렷하게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자 화면을 보는 시간이 주당 평균(4시간)을 웃도는 아이들에게서 이러한 연관성이 가장 강하게 확인됐다. 언어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일수록 혼자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길어지면 적응 문제도 함께 심화된다는 의미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브렛 라우르센 교수는 이를 ‘기회비용’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그는 “아이에게 주어진 자유 시간은 한정적인데 기기를 보며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 능력을 키울 기회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타협, 공유, 대화처럼 아이들이 사회성을 발달시키는 데 꼭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기도 어렵다.
어린이들의 과도한 스크린 사용은 만연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세에서 5세 어린이의 하루 스크린 사용 시간을 1시간 이하로 권장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가구의 3분의 2가 이 제한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심리학회는 2~5세 아동의 하루 스크린 사용 시간을 1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또 아이를 달래는 용도로 홀로 사용하게 하기보다는 부모가 함께 시청하며 상호작용할 것을 권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