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투톱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실적 개선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는 생산능력 확대와 고환율 환경 등에 따라, 셀트리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의 규제 완화정책에 따라 수혜가 기대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의 종가는 전날(157만2000원)보다 1만3000원(0.83%) 오른 158만5000원에 마감했다. 연초 주식시장 훈풍을 타고 한때 198만7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고점 대비 20.2%(40만2000원) 하락하며 다소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전날(20만6000원)보다 4.51%(9300원) 하락한 19만6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4년 이후 10만원 중반에 머물었던 주가는 연초 크게 뛰어오르며 2월 한때 25만1000원까지 상승했으나 현재는 고점 대비 21.6%(5만4300원) 하락한 모습이다.
양사 모두 연초 고점 대비 20%가량 주가가 내려앉았지만, 견조한 실적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는 올해 1~4공장 가동률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의 1~3공장 가동률을 98%, 4공장을 97%로 추정한다. 5공장 가동률은 1분기 3%를 시작으로 2분기 13%, 3분기 24%, 4분기 36%로 내다봤다.
지난달 인수 절차를 완료한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공장은 2분기 생산물량이 3분기부터 인식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삼성바이오의 생산 능력은 1~5공장 기준 78만4000ℓ, 록빌 공장(6만ℓ)을 포함하면 전체 생산 규모는 84만4000ℓ에 이른다.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 등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에 추가적인 우호 요인이 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2668억원, 영업이익 5827억원을 전망했고, 키움증권(매출액 1조2813억원, 영업이익 5813억원)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실적(매출 9995억원, 영업이익 4300억원)보다 크게 향상된 숫자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성장률은 20%로 추정되나 향후 미국 공장과 고환율 효과를 고려하면 25~30%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노동조합이 5월 중 파업을 예고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노조는 14%의 임금인상과 임직원 1인당 3000만원의 격려금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협상에 따라 소급 적용된 인건비는 2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6공장 착공 일정이 지연되고 있고, 수주 모멘텀 역시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바이오시밀러 임상 간소화 정책에 따라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FDA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가이드라인 Q&A의 4차 개정’에 따르면, 과학적인 요건을 갖췄을 경우 임상 1상 단계에서 수행하는 바이오시밀러의 약동학 시험을 효율화하는 방안을 권고한다. 약동학은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과 체내에서 비슷하게 움직이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같은 규제 완화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비용과 기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에는 미국 승인 대조약과 비교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미국 외 지역에서 승인된 대조약도 사용할 수 있도록 완화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대조약 요건 완화만으로 비용 25%가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FDA 뿐만 아니라 유럽의약품청(EM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임상 간소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환경이 한층 우호적으로 바뀌어가는 모양새다.
김현석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발표된 정책들은 개발 단계에서 비용과 시간 소요 단축에 집중돼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우호정책의 수혜는 생산, 상업화, 판매 단계에서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톱티어(Top-Tier) 기업들에게 돌아간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정책 환경 변화에 더해 올해는 셀트리온이 본격적으로 이익 레버리지 구간에 들어선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과정에서 원가율이 높았던 기존 재고를 소진하면서 합병 관련 비용이 모두 반영됐고, 신규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매출 기여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은 셀트리온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액은 1조1292억원, 영업이익은 3041억원으로 추정했다. 현대차증권의 전망치(매출 1조1451억원, 영업이익 3390억원)도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4분기로 갈수록 신규 바이오시밀러 제품 매출 기여도가 커진다는 점에서 이익률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