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젠셀과 이뮨온시아가 최근 두 달 새 NK/T세포 림프종 신약 후보물질의 국내 임상 2상 결과를 차례로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바이젠셀은 세포치료제를, 이뮨온시아는 면역항암 항체를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 삼고 있다. NK/T세포 림프종은 치료 옵션이 부족한 질환인 만큼 두 회사 모두 후속 임상 없이 허가 신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NK/T세포 림프종은 림프절 이외의 림프 조직에서 발생하며 발병 시 진행이 빠른 악성 림프종으로 분류된다. 이 질환은 전체 악성 림프종의 7~10%를 차지하며, 미국 등 서구권보다 아시아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NK/T세포 림프종 환자는 먼저 방사선이나 항암 화학요법제로 치료받게 되며, 이 중 75% 이상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재발 또는 불응 환자에게는 면역세포의 공격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와 같은 면역항암제가 정식 허가 없이 연구자 임상을 통해 적용되고 있다. 사실상 해당 적응증으로 개발된 표준 치료제가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바이젠셀이 지난 2월 말 NK/T세포 림프종 대상 세포치료 신약 후보물질 ‘VT-EBV-N’의 상업화 임상 1/2상 결과를 공개했다. VT-EBV-N은 세포독성T세포(CTL)를 분리 배양한 세포로 이뤄진 물질이다.
바이젠셀에 따르면 VT-EBV-N 투약군은 1차 평가 지표인 ‘2년 무질병생존율(DFS)’이 95%로 나타나 ‘자가 말초 혈액 단핵세포(PBMC)’를 투여한 대조군(77.58%)을 뛰어넘었다. DFS는 암 치료 이후 재발이나 사망 없이 생존한 환자의 비율이다. 2상 투약자(21명) 중 1명만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망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과거 연구자 주도 임상에서 5년 무진행생존율(PFS)이 90%로 확인되고, 이번에 2년 DFS도 높게 나왔다”며 “VT-EBV-N이 병의 완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치료 옵션임을 증명할 데이터가 확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젠셀은 VT-EBV-N의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글로벌 혁신 제품 신속 심사(GIFT)’를 신청한 다음, 하반기에 조건부 허가 신청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2027년 파트너사인 보령과 함께 해당 물질을 시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7일 유한양행의 연구개발 자회사인 이뮨온시아도 자사의 PD-L1(면역관문 단백질) 표적 항체 신약 후보물질인 ‘덴버스토투그(프로젝트명 IMC-001)’의 NK/T세포 림프종 대상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해당 임상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79% △완전관해율(CR) 63% △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29.4개월 △‘생존기간 중앙값(mOS)’ 40.2개월 △2년 생존율 78% 등의 결과가 나왔다. 임상에서 설정된 효능 지표들이 기존 항암제의 허가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뮨온시아는 덴버스토투그가 식약처로부터 이미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연내 GIFT 신청을 진행하고 이후 허가 신청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3년 내 국내 출시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본궤도에 올려 놓겠다는 구상이다.
식약처에선 상업화 최종 임상을 완료한 물질에 대해 GIFT를 신청을 받고 있다. 기존 치료법의 유무 또는 작용 메커니즘의 신규성 등을 주로 평가하며 30일 내 그 결과를 도출 해야한다. 최종 GIFT 대상 품목의 허가 심사 기한은 90영업일이며 일반 허가 심사 기간 대비 약 25% 단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암 신약 개발업계 관계자는 “NK/T세포 림프종의 치료 옵션 부재에 비춰볼 때 바이젠셀과 이뮨온시아의 두 신약 후보물질이 여러 측면에서 GIFT로 적용될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큐로셀이 개발한 ‘림카토’처럼 GIFT로 지정된 물질이라도 1년 이상 심사가 지연되기도 한다”며 “NK/T세포 림프종 신약이 얼마나 빠르게 시장에 등장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