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와 추락, 산업재해는 병원 체계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환자가 쓰러진 뒤 몇 분 안에 어디로 옮기고, 누가 먼저 보고, 어느 단계에서 수술 가능한 병원으로 넘길지가 갈린다.
부산시는 2일, “센텀종합병원(동부산권), 좋은삼선병원(서부산권)을 지역외상거점병원으로 새로 지정했다”며 “전담 의료인력 확보 및 야간 당직비 등에 쓰도록 병원당 4억원 정도를 지원할 예정”이라 했다.

이는 ‘응급실은 있는데 외상은 또 따로 막히는’ 현장의 빈칸을 메우겠다는 시도다. 지역외상거점병원이 외상환자의 초기 대응과 안정화를 맡고, 부산대병원에 있는 권역외상센터는 고난도 수술과 집중치료를 맡는 방식이다. 모든 외상환자를 처음부터 한곳으로 몰아넣는 체계가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먼저 살리고 필요한 환자는 더 높은 단계로 빠르게 넘기는 단계형 구조다.
그렇다면 응급의료센터 체계와는 또 어떻게 다를까? 응급의료기관 체계는 ‘모든 응급’을 다루는 폭넓은 제도이고, 외상은 그중의 한 갈래다. 추락사고 등 한꺼번에 여러 부위의 응급 대응을 주로 맡는다.
한편, 지역외상거점병원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세 가지가 뒤따라야 한다. 첫째, 119 구급대가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외상 분류·이송 알고리즘이 분명해야 한다. 둘째, 권역외상센터와의 전원 기준이 문서가 아니라 실제 연락망과 수용 체계로 굴러가야 한다. 셋째, 몇 명을 받았고, 몇 명이 전원됐고, 어떤 환자에서 시간이 줄었는지 데이터가 공개돼야 한다.
그래야 이 제도가 보여주기 사업이 아니라 부산형 외상의료체계의 새 뼈대인지 검증할 수 있다. 병원 두 곳을 뽑았다는 발표보다, 그 두 곳이 외상환자의 시간을 실제로 얼마나 줄였는지에서 성패가 갈릴 것이기 때문이다.
외상환자는 무조건 권역외상센터로 가는 게 맞지 않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권역외상센터는 고난도 수술과 집중치료의 최상위 거점이지만, 모든 환자가 처음부터 바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외상거점병원은 초기 평가와 안정화 뒤 필요 환자를 권역외상센터로 연계하는 중간 거점 성격이 강하다.
지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외상거점병원은 같은 말인가?
아니다.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응급의료법상 응급실 기능에 대한 법정 지정이고, 지역외상거점병원은 부산시가 외상 대응을 강화하려고 기존 응급의료기관에 별도 기능을 부여한 시범사업 모델이다.
이미 정부가 지정하고 지원하고 있는 응급의료기관인데 왜 또 추가 지원이 필요한가?
일반 응급실 운영과 외상환자 24시간 즉시 수용 체계를 유지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이번 사업비를 외상 전담인력 확보와 운영 지원 성격으로 설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