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외부 출신 첫 한미약품 대표 황상연 “주주가치·선대회장 철학 모두 담을 것”

창립 53년 만에 첫 외부 출신 대표 체제… 경영 안정·체질 개선 기대

김재교(왼쪽)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황상연 한미약품 신임 대표. 사진= 한미약품

“선대 회장(임성기 회장)의 인간존중, 가치창조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 능력을 극대화하며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프라이빗에쿼티(PE)부문 대표가 31일 한미약품 신임 대표로 선임된 뒤 이 같은 일성을 던졌다. 그가 대표를 맡으면서 한미약품 창립 53년 만에 첫 외부 출신 수장이 탄생했다는 상징성 외에 최근 벌어진 전문경영인과 대주주간 갈등의 후유증도 상당 부분 봉합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미약품은 이날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황 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황 대표는 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와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종근당홀딩스 대표이사, 브레인자산운용 대표이사 등 제약과 금융투자업계를 두루 경험했다.

이번 인선은 한미약품이 1973년 설립된 이후 외부 인물을 수장에 앉힌 첫 사례다. 내부 인사 중심의 경영 체제를 유지하던 한미약품이 53년 만에 외부 수혈을 시도하면서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아울러 황 대표의 취임으로 앞서 발생한 박재현 전 대표와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간 갈등도 일단락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대표는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경영 방침과 관련해 “법과 상식에 입각해 고객가치, 직원가치, 주주가치에 충실한 경영을 하면 모두 부합할 것”이라며 “선대 회장의 인간존중, 가치창조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R&D 능력을 극대화하며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주주가치를 실현하면서도 R&D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잃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제약 경영 비전문가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했다. 그는 “한미약품 최초의 외부 인사라고 하지만 저는 애널리스트 생활을 하면서 30여년 간 한미를 연구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에 선임된 경위에 대해선 “한미약품의 의사결정 체계와 지주사를 통한 공식 프로세스를 거쳐 선임된 것으로 이해한다”며 특정인의 의중이 아닌 공식 절차에 따른 것이라는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앞서 한미약품에서 전문경영인(박재현 전 대표)과 대주주(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간 갈등이 벌어졌던 데 대해 황 대표는 “특정 주주에 치우치지 않고 법과 상식에 기반해 주주와 고객, 임직원이 행복한 회사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지주사 체계에 맞춰 협력하며, 독립 경영 안정성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지주사와의 협력과 전문경영인으로서 독립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갈등의 한 축이었던 주요 의약품 원료 변경 문제와 관련해서는 “제약산업은 규제 산업인 만큼 품질·기준 충족이 최우선이다”며 “이 같은 원칙을 전제로 경제성·고객·회사에 이익이 되는 방향을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날 한미약품은 황 대표 외에 김나영 한미약품 신제품 개발본부장을 사내이사로, 한태준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총장, 채이배 이로움재단 상임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태윤 한양대학교 정책과학대학 행정학과 교수는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한미약품보다 1시간가량 먼저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는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의 김남규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에 진입했다. 그는 삼성 에스원 준법경영팀장, 삼성전자 법무실 수석변호사, KCGI PEF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리스크책임자(CRO) 등을 거쳤다. 김 대표의 이사회 진입은 그룹 경영에 대한 라데팡스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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