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재채기했더니 코에서 벌레 툭”… ‘이 동물’에 기생하는 파리 탓?

양코파리 감염 사례 보고…사람 몸에서 번데기 단계까지 진행 흔적, 비중격 만곡증이 영향줬을 가능성 제기

그리스의 한 여성이 코 안에서 자란 유충을 재채기로 배출한 드문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리스의 한 여성이 코 안에서 자란 유충을 재채기로 배출한 드문 사례가 보고됐다. 더욱 이례적으로, 사람 몸에서는 거의 일어나는 않는 것으로 알려진 번데기 단계까지 확인됐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보고된 사례에 따르면, 58세의 이 여성은 지난 9월 그리스의 한 섬에서 양이 방목된 들판 인근에서 일하던 중 다수의 파리가 얼굴로 몰려드는 일을 겪었다. 지중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코파리(Oestrus ovis)’였다.

양코파리는 주로 양이나 염소에 기생하는 곤충으로, 사람에게 감염되는 경우는 드물다. 사람에서는 유충이 눈의 결막낭에 침입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코·입·외이도 등으로 침투하는 사례는 비교적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 시에는 이물감이 먼저 나타난 뒤 급성 결막염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약 일주일 뒤부터 윗턱 부위 통증이 점차 심해졌고, 2~3주에 걸쳐 기침 증상도 이어졌다. 여성은 원인을 찾지 못하던 중, 10월 15일 재채기를 하면서 코에서 벌레가 나오는 것을 확인한 뒤 병원을 찾았다.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수술을 진행한 결과, 여성의 상악동(부비강)에서 서로 다른 성장 단계의 유충 10마리와 번데기 1개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분석을 통해 해당 기생충이 양코파리임을 확인했다.

양코파리는 일반적으로 양이나 염소의 콧구멍 주변에 1기 유충을 낳고, 유충은 비강과 부비강으로 이동해 점액과 분비물을 먹으며 성장한다. 충분히 자라면 밖으로 배출된 뒤 토양에서 번데기를 거쳐 성충으로 변한다.

사람에서는 대부분 유충이 초기 단계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면역 저하 상태이거나 코 구조에 이상이 있는 환자에서 2기나 3기 유충이 발견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의 몸 안에서 번데기 단계까지 진행되는 것은 기존 학설로는 ‘생물학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연구진은 “포유류의 부비강 환경은 번데기가 형성되기 위한 온도와 습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면역 반응과 점액, 미생물 환경 역시 번데기 발달에 매우 불리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물의 부비강에 갇힌 3기 유충은 번데기로 변하지 못하고 건조되거나 분해되거나 석회화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때로는 세균 감염이 동반되기도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번 사례의 주요 원인으로는 여성의 ‘심한 비중격 만곡증’이 지목됐다. 비중격 만곡증은 코 중앙의 비중격이 한쪽으로 휘어진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분비물 배출이 잘 되지 않아 염증이나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연구진은 “비중격이 심하게 휘어 있어 유충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코 안에 머무르면서 성장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많은 수의 유충이 유입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같이 일하던 동료들은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또한 일부 유충이 번데기 단계까지 진행된 점에 대해서는 “해부학적 요인 때문일 수도 있지만, 양코파리가 인간 숙주에서도 생애주기를 이어갈 수 있는 방향의 진화적 적응을 시사하는 초기 징후일 수 있다는 가설도 제기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해석에 대해서는 추가 사례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환자는 충혈제거제 등 치료를 받은 뒤 완전히 회복됐다.

이번 연구는 그리스 아테네 농업대학, 크레타대, 아테네 의대 등 연구진이 참여했으며, 곤충학 및 감염 연구 분야 전문가들이 기생충의 형태와 유전적 특성을 분석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양코파리는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나요?
A. 드물지만 가능하다. 주로 양이나 염소에 기생하지만, 사람이 야외에서 노출될 경우 유충이 코나 눈 등에 들어가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다만 대부분은 초기 단계에서 머무른다.

Q2. 사람 몸에서 번데기까지 자라는 것이 흔한가요?
A. 매우 드문 경우다. 인체의 온도, 습도, 면역 환경은 번데기 형성에 적합하지 않아 일반적으로 유충이 그 단계까지 성장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Q3. 비중격 만곡증이 있으면 감염 위험이 높아지나요?
A. 직접적인 감염 원인이라기보다는, 유충이나 이물질이 배출되지 않고 머무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로 인해 염증이나 드문 감염 사례에서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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