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식과 정보를 나열한 책보다 잘 쓰인 소설 한 편, 재밌는 영화나 드라마가 훨씬 기억에 오래 남을 때가 많다. 역사적 사실이나 실제 사건도 그와 관련된 이야기 혹은 창작물로 접할 때 더 잘 기억나기도 한다. 이는 이야기로 전달하는 방식, 즉 스토리텔링이 인간의 기억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의미하는 것 아닐까.
실제로 스토리텔링으로 기억된 정보는 기억에 더 오래 남는 것으로 밝혀졌다. 새로운 단어나 정보를 이야기 속에 녹여내면 더 잘 기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시피대 심리학 연구진은 실험에 참가한 대학생 389명을 4개 그룹으로 나눈 뒤, 서로 관련이 없는 명사 20~30개를 목록으로 혹은 한 번에 하나씩 제시했다. 참가자들에겐 단어를 제시할 때마다 △단어를 통해 연상되는 감정이 긍정적/부정적인지 판단하기 △제시된 단어가 생존과 얼마나 관련성 있는 어휘인지 평가하기 △단어를 사용해 짧은 이야기 만들기 등의 과제를 그룹별로 달리 부여했다.
실험 결과, 제시된 단어를 통해 이야기를 만든 참가자들은 단어를 특정 감정과 연관짓도록 요청받은 참가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어휘를 기억했다. 또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활용한 참가자들은 제시 단어를 ‘생존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떠올리도록 과제를 부여받은 참가자들과 동일하거나 더 많은 단어를 기억했다. 즉, 맥락을 만들고 의미를 연결하는 처리 방식이 기억력 향상에 가장 뛰어났던 것이다.
연구팀은 “실제로 인류는 활자가 발명되기 훨씬 이전부터 이야기를 통해 정보를 전달해왔다”며 “진화론적 관점에서만 봐도 우리가 이야기를 더 잘 기억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될 만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미시시피대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최근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