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전도, 폭발도 없었지만 충전 중이던 기기와의 접촉만으로 피부 화상이 발생한 사례가 보고됐다. 충전 중인 기기와 피부가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열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비교적 약한 열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보고한 이번 증례는 두 건의 드문 사례를 다뤘다. 하나는 마이크로 USB 충전기(케이블)과 연결된 휴대전화가 얼굴에 닿으면서 발생한 손상이었고, 다른 하나는 충전 중인 휴대용 보조배터리가 장시간 다리에 닿은 후 생긴 병변이었다.
연구진은 전자기기 충전과 관련한 피부 손상이 열, 전기, 화학적 기전으로 나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번 사례들은 임상 경과와 조직 소견을 종합할 때 열 접촉 화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첫째 사례는 55세 남성에게 발생했다. 마이크로 USB 충전기에 연결된 스마트폰이 얼굴에 떨어진 뒤, 다음 날 오른쪽 뺨에 회색의 반점과 화끈거리는 느낌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표피가 얇아지고, 피부 깊은 부위까지 열 손상을 시사하는 변화가 관찰됐다. 의료진은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치료를 실시했고, 환자는 약 2주 만에 회복한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진은 전기 화상에서 흔히 관찰되는 전류 통과 흔적이나, 화학적 화상처럼 손상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양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열 접촉 화상으로 판단했다.
둘째 사례에서 38세 남성은 왼쪽 발목 주변에 손바닥 크기의 회색 반점과 물집이 생겨 내원했다. 초기에는 뜨거운 물체에 닿은 적이 없다고 했지만, 추가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충전 중이던 보조배터리를 다리 아래에 둔 채 잠들었던 상황을 떠올렸다. 조직검사에서 피부 중간층까지 염증 반응이 확인됐고, 일부 혈관 내부에 손상을 시사하는 소견이 관찰됐다. 환자는 첫 내원 후 약 한 달 뒤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치료를 받았고, 이후 경구 항생제 치료를 병행했다. 병변은 약 두 달에 걸쳐 서서히 호전된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진은 두 사례 모두에서 미세혈관 손상을 시사하는 소견이 비교적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낮은 온도라도 장시간 열에 노출될 때 나타날 수 있는 변화로, 열 화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소견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연구진은 사례 수가 적어, 충전기 설계나 기기 결함, 사용 습관, 피부 접촉 시간 중 어느 요인이 얼마나 손상에 기여했는지까지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임상 현장에서 원인이 모호한 피부 손상 진단 시, 전자기기 접촉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사용자 역시 침대 위에서 충전기 사용, 이불 속에서 충전, 전원 연결 상태로 장시간 피부 밀착 같은 습관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 휴대용 충전 기기와 관련한 안전 이슈 및 리콜 사례가 반복된다는 점을 들어, 소비자 안전 모니터링과 예방 교육의 중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충전 중인 스마트폰이나 보조배터리가 정말 화상을 일으킬 수 있나요?
A. 네. 드물지만 가능합니다. 장시간 피부와 밀착된 상태에서 충전이 이어지거나, 열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낮은 수준의 열이라도 피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2. 감전이나 배터리 폭발이 없었는데 왜 화상이 생긴 건가요?
A. 이번 사례에서는 전기 감전이나 폭발이 아닌, ‘열 접촉 화상’으로 판단됐습니다. 전기 화상처럼 전류 통과 흔적이 없었고, 화학 화상처럼 손상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양상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Q3.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나요?
A. 충전 중인 기기를 피부에 밀착한 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침대 위에서 충전하거나, 이불 속에 넣어두거나, 보조배터리를 몸 아래 둔 채 잠드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열이 충분히 방출될 수 있는 환경에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