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개발 플랫폼 ‘파뮬레이터(Pharmulator™)’가 암 수술을 주로 하는 외과의사들 국제학회 무대에서 본격 공개됐다. 종양외과학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Shaping the Future of Surgical Oncology’)에서다.
암 치료는 더 이상 수술 단독으로는 완결되지 않는다. 수술 전·후 표적치료제, 병용 요법, 보조 항암 치료가 치료 성적을 좌우하는 시대다. 여기서 ‘어떤 약이, 언제, 어떻게 쓰이느냐’는 수술만큼 중요한 변수가 된다.
㈜팜캐드(PharmCADD) 우상욱 대표(부경대 물리학과 교수)는 6일 오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종양외과학회 국제심포지엄(SISSO) 2026’에서 신약 후보 설계 플랫폼 ‘파뮬레이터’의 구조와 실제 적용 사례를 보여줬다. ‘양자 우위에 기반한 신약 설계 발굴 전략’(Quantum advantage-based synthetic drug discovery).
단순한 신약 개발 기술 소개가 아니라, 신약 후보를 어떻게 만들고, 어떤 기준으로 걸러내는지를 ‘양자 화학’(Quantum Chemistry)과 ‘양자 계산’(Quantum Calculation)을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주겠다는 것.
우 대표는 파뮬레이터를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신약 후보를 더 빠르게, 더 안전하게 설계하기 위한 도구로 규정했다. 신약 후보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 실험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실패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얼마나 정확하게 배제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다.
파뮬레이터, “AI가 신약 후보 물질 만들고, 양자역학이 임상시험 리스크 줄인다”
파뮬레이터의 차별점은 생성형 AI에 물리·양자역학 기반 계산을 결합해, 신약 개발 과정의 불확실성을 구조적으로 줄이려는 데 있다. 생성형 AI가 신약 후보 분자를 설계한 뒤, 플랫폼은 분자동역학(MD) 시뮬레이션과 양자 화학 계산을 통해 분자 결합을 에너지, 전자 구조 수준에서 보다 정밀하게 검증한다.

우 대표는 발표에서 “AI는 후보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지만, 임상 실패는 대부분 분자 결합의 미세한 차이에서 발생한다”며 “양자 계산은 이런 차이를 보다 이른 단계에서 포착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통계적 예측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물리적으로 성립 가능한 결합인지 여부를 사전에 걸러내겠다는 접근이다.
이 과정에서 결합 안정성이 낮거나, 심장독성(hERG) 및 간독성(DILI) 위험이 높은 후보는 실험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제외된다. 파뮬레이터가 ‘후보를 많이 만드는 플랫폼’이 아니라, 임상 실패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최대한 초기에 제거하는 플랫폼으로 설계된 이유다.
임상 현장 외과 의사들이 ‘파뮬레이터’에 주목한 이유는
사실 외과 의사들은 신약 개발 기술보다는 그렇게 나온 신약의 임상 적용 여부에 더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 “후보 물질을 어느 단계까지 검증할 수 있을까?”, “기존 방식 대비 개발 기간은 얼마나 줄어드나?”, “독성 예측 결과의 신뢰도는 어느 수준인가?” 등등.
우 대표가 파뮬레이터 플랫폼 내부 데이터 흐름과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한 것은 그런 때문. 어쨌든 이날 발표는 암 수술을 주로 다루는 외과 의사들 역시 AI와 양자역학 기반 계산을 결합한 신약 개발 플랫폼의 실제 활용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선 수술과 약물, 임상과 계산과학의 경계가 낮아지며 이질적이었던 이들이 빠르게 융합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는 하나의 과녁에 모인다. 임상 현장에서 더 빠르고, 더 안전한 약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냐는 공통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