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2일 (수)

의사가 수술 전에 대안적인 치료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면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할까?

[박창범 닥터To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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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수술을 진행하기 전에 환자에게 질병의 유무와 종류 등과 관련해 설명해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의료 행위는 본질적으로 침습적인 행위로 다른 사람에게 고의로 상해를 입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료 행위가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는 이유는 환자가 동의하였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해석을 통해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수평적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의사가 의료 행위를 함에 있어서 환자에게 사전에 반드시 설명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의사는 수술이나 시술을 진행하기 전에 환자에게 질병의 유무와 종류, 치료 행위의 종류와 방법, 해당 치료 행위의 필요성과 함께 치료 행위로 인한 위험과 부작용 혹은 합병증에 대하여 설명을 해야 한다. 후유증이나 부작용 설명에 있어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은 물론 발생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부작용도 설명을 해야 한다.

동의서를 받았더라도 수술 부위의 확대가 필요하거나 상황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을 경우에는 다시 설명을 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환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치료 방법을 선택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치료 방법이 여러가지 존재하는 경우 각각의 치료 대안에 대한 설명을 한다.

만약 의사가 설명 의무를 위반하였음이 인정되는 경우에 환자에게 위자료를 주어야 한다. 만약 설명 의무 위반과 나쁜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증명된 경우에는 위자료는 물론 나쁜 결과에 대한 재산상 손해배상도 해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설명 의무와 나쁜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는 언제 인정될까? 최근 이에 대한 판례가 있어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대안 치료 설명하지 않은 시술, 손해와의 인과관계 인정

환자 A는 좌측 다리 방사통으로 인근 병원에서 신경차단술 등의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좌측 하지 통증이 지속되자 B 병원 응급실을 거쳐 B 병원 신경외과에서 MRI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요추의 퇴행성 척추증 및 디스크 돌출이 확인되었다. B 병원 의사 C는 A에게 마약성 진통제를 포함한 통증 완화 약물을 여러 차례 투여하였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이에 의사 C는 환자에게 수술적 치료의 필요성에 대하여 설명하지 않고 대안적 보전적 치료인 경피적 내시경 신경성형술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동의서만 받고 시술을 시행하였다. 하지만 시술 후 배변장애로 인한 불편감을 새롭게 호소하고 발바닥의 무감각증과 발목관절 운동 불편함을 호소하자 MRI로 돌출된 추간판이 신경을 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미세 현미경 디스크제거술을 시행하였다.

하지만 환자 A는 좌측 발의 감각 이상 증상, 발목 관절 운동 제한, 배변장애 등을 지속적으로 호소하였고, 다음날 재수술을 하였다. 하지만 수술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타병원으로 옮겼으나 이후 좌측 발목 관절은 근력 회복이 되지 않았고, 하지의 통증과 배뇨 장애도 지속되고 향후에도 근력 저하와 배뇨 장애, 하지의 통증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마미증후군 (Cauda Equina Syndrome, 허리 척추 아래 위치한 말총 신경이 압박을 받아 발생하는 현상으로 허리 통증 혹은 방사통은 물론 하지의 감각 저하/마비, 배뇨 배변 장애 등이 발생하는 응급 질환)으로 진단되었다. 환자 A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법원은 B병원 의사 C가 동의서를 작성한 것은 인정했다. 그러나 해당 동의서에 시술과 관련하여 예상되는 위험 및 합병증으로 ‘재발’, ‘신경손상’, ‘감염’, ‘염증’ 만이 기재돼 있고 마미증후군이나 ‘혈종’, ‘족하수 증상’ 등의 기재는 없었다. 이를 통해 보면 동의서만으로는 피고병원 의사 C가 A에 대하여 시행한 시술과 대안적 치료인 수술적 치료의 장단점 및 예상 경과를 비교하는 설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 추간판탈출증이 이미 3단계에 이를 정도로 악화된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보다는 수술적 치료가 적합하다는 점, 해당 시술만으로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 등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A가 충분한 설명을 듣고 더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의사 C의 설명 의무 위반과 원고가 입은 손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시하였다. (대전고등법원(청주) 2024. 10. 2. 선고 2023나50619 판결)

의사가 치료를 선택함에 있어서 의사가 생각하고 있는 치료가 적절한지 여부만 고려해선 안 된다. 동의서를 작성할 때 환자에게 의사가 생각하고 있는 치료 물론 대안적인 치료까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설명을 통해 환자에게 선택할 기회, 즉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만약 의사가 생각하고 있는 치료가 적절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대안을 설명하지 않아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기회를 상실한 경우에는 설명 의무 위반에 대한 위자료는 물론 재산상 손해까지 배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이전의 판례를 종합하면 동의서를 통해 환자에게 설명하지 않은 내용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닌 의사의 재량 범위 안에 있는 경우에는 설명 의무 위반은 인정되더라도 설명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만 하면 된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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